[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소액서민보험의 대표인 우체국보험에서의 고의적인 상습청구가 늘고 있다.
우체국 보험은 공익재원으로 가입자의 보험료를 지원하기 때문에 본인부담을 연 1만원으로 크게 낮춰 주로 저소득층을 배려하기 위한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저소득층도 걱정없이 최소한의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 상품이어서 시중 보험사에 비하면 실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생계형 보험청구 건수가 늘고 있어 우정사업본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26일 우본에 따르면 현재 우체국 보험의 손해율은 평균 97%에 달한다. 민영생명보험사 빅3의 평균손해율이 85%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우본은 향후 9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3회 이상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가 집중 관리 대상이다. 우본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연 3회 이상 청구한 사람은 약 1만4000여명, 5회 이상은 6000여명에 달한다.
당장 내년부터 5회 이상 청구자 6000명 중 약 40% 수준에 달하는 2500명은 사실상 계약해지를 통해 손해율 방어에 나선다.
보통 '유의계약자'로 불리는 이들은 불필요하고 과다한 병원진료로 우체국보험의 유지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민영보험사들로부터 '유의계약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우체국보험으로 유입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우체국보험이 민영보험사들과 가입자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타기 쉽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우본 관계자는 "유의계약자들이 늘면서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며 "서민을 위한 우체국보험이기 때문에 정말 보험이 필요하지만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험사기를 원천 차단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