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우조선, 동반성장 문화 재정립..협력사 넘어 가족사로

막힌 돈줄 터준다..재정지원 대폭 강화
물고기를 잡아라..기술개발·인재육성·경영교육 등 맞춤형 지원

입력 : 2013-09-30 오후 2:29:2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 재계의 최대화두는 동반성장. 기업의 성장만큼이나 협력사와의 상생이 중요해졌다. 좋은 기업의 기준 역시 이익이 높고 수출을 많이 하는 회사에서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등 포괄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야까지 확대됐다.
 
물론 이는 지난 대선을 전후로 우리사회의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와 무관하지 않다. 악화일로에 있는 양극화가 주요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창조경제와 동반성장이 경제정책 기조로 자리하면서 각 기업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협력업체 비중이 큰 조선업의 경우엔 산업계 기준이 될 공산마저 크다.
 
조선업은 제조업의 근간이다. 설계부터 설비, 생산, 전기전자에 이르기까지 1, 2, 3차 협력사가 참여하는 대표적인 집약산업이다.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협력사 비중은 물론 규모도 크다. 산업구조에 미치는 직간접 효과는 상상을 넘어선다.
 
조선업의 특성상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절대적이다. 울산, 진해, 거제 등 조선소 밀집 지역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고소득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최근 STX 사태에서 보듯 수십만의 밥줄을 책임진다. 자기생존은 물론 협력사들과의 동반성장이 그 어느 산업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 가운데 국내 조선 빅3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042660)은 협력사에 대한 다양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기존 획일적 동반성장 관례를 깨고 한차원 높은 동반성장 문화를 정립시켰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부터 협력사들과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체결해 각종 지원 정책을 펼치며 대중소기업간 공생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동반성장과 상생이 사회적 화두로 부상하기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대우조선해양은 납품대금 100% 현금결제, 대금 지급 횟수 확대 등으로 협력사의 재무 건정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 산업은행과 함께 조성한 동반성장펀드 730억원을 통해 협력사 자금사정 개선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으며, 시설투자를 위한 긴급자금 지원 등과 같은 재정 지원책도 시행하고 있다.
 
아직 주인을 제대로 찾지 못했음에도 협력사에 대한 지원은 자사 이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기술이전, 특허 출원, 인재육성, 경영교육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간접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막힌 돈길 터준다..동반성장펀드 확대 등 재정 지원에 안간힘
 
대우조선해양은 본사와 협력사, 가족사 및 가족사의 협력사 간 상호존중과 상생을 목적으로 2011년 6월부터 동반성장 금융지원 특별펀드를 조성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730억원을 마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향후 펀드의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수출입은행과 협력 하에 수출거래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에 저리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상생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할 예정이다.
 
대출 관련 절차도 대폭 간소화해 본사 추천을 획득한 후에는 대출 심사 절차가 1개월 이내 모두 완료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물론 사안에 따라 다소 경미한 수준의 차이는 있다. 이 경우 대우조선해양 협력사는 산업은행 전 지점에서 기준금리보다 2%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기존 60일짜리 어음 지급 방식에서 100% 현금결제로 바꾸고, 지급 횟수도 월 2회에서 3회로 늘려 협력사의 재무 건전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조선업이 장기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력사의 막힌 돈줄을 터 주기 위함이 목적이다.
 
이는 중기적으로 협력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담보하고 기술 개발에만 매진하게 함으로써 조선업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이 대우조선해양 설명이다. 협력사를 대하는, 조선업에 대한 대우조선해양만의 철학이 깃들여 있다는 평가다.
 
◇관련제도 확충 및 설명회 통해 소통 강화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동반성장 설명회와 간담회를 분기별로 개최해 이들의 고충을 청취, 실무에 반영하는 등 실질적으로 협력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 중에 있다. 과시나 전시용이 아닌 철저하게 도움이 되게끔 하겠다는 게 목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계열사와 협력업체 대표가 모여 '대우조선해양 가족사 동반성장 협약식'을 체결했다.(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바람직한 계약체결 가이드라인 ▲협력업체 선정 및 운용 가이드라인 ▲하도급거래 내부심의위원회 설치·운용 가이드라인 등 3대 가이드라인과 서면발급 및 보존 가이드라인을 신설해 총 4대 가이드라인으로 확대 시행 중이다.
 
이외에도 ▲표준하도급 계약서 사용 ▲구매담당 임원 평가 시 동반성장 실적 반영 ▲경영닥터제(각종 협력사 혁신활동 지원) ▲협력사에 기술지도사 파견 등 포괄적 동반성장 플랜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거제 옥포조선소와 부산 녹산공단에서 DSME 동반성장 정책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는 기술임치제, 기자재 국산화에 따른 개발 비용지원, 해외판로 개척절차 지원제도 등 성공적인 동반성장을 위해 시행중인 지원 프로그램이 소개돼 협력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업계 최초 협력사 법무교육부터 MBA 교육지원까지
 
대우조선해양은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인재육성, 경영교육 등과 같은 다양한 간접 지원을 통해 협력사들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얘기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오랜 노하우가 있어 가능하다는 분석.
 
대표적인 예가 협력사 임직원도 참여하는 DSME MBA 과정이다.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키워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출범한 DSME MBA 과정은 올해부터 협력사 임직원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기존에는 협력사 임직원의 교육 참여 여부가 개별적으로 결정됐지만, 올해부터는 모기업-협력사 상생차원에서 협력사 몫으로 일정 부분 배정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현재 9기까지 진행돼 총 222명이 수료한 DSME MBA과정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올해부터 한국과학기술원과 연계한 위탁 교육으로 진행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가 겪고 있는 실질적 어려움을 돕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은 협력사 소속 100여명을 대상으로 ‘해외업체와 거래 시 필요한 계약관련 법적 주의사항’이란 주제로 해양관련 법무 교육을 업계 최초로 실시했다.
 
이 자리는 해양 부문 수주 확대로 증가한 해외계약으로 인해 협력사들이 겪고 있는 법률적 문제에 대한 고충 및 해결책, 법률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응법 등을 교육할 목적으로 열렸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외에도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및 소통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모기업과 협력사 간의 공정거래와 동반성장은 튼실한 기업 생태를 만드는 밑거름"이라며 '기쁨은 나누면 두 배요,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속담을 인용, 본사와 협력사 간의 신뢰와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익의 독식이 아닌 분배, 함께 가는 발전. 대우조선해양이 조선강국 대한민국을 이끄는 선두주자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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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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