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취득세 영구 인하를 위한 국회의 법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반짝 살아났던 주택거래량이 10월부터 다시 큰 폭 줄고 가격회복세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8·28대책 이후 주택시장 동향'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번 대책으로 주택시장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실상 대책 이후 나타난 주택가격 상승세와 거래량 증가세는 호가 중심과 저가 급매물 중심의 취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이 공표하는 주택 가격 지수상으로는 8·28대책 이후 곧바로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9월 넷째 주 들어 다시 축소됐다.
부동산114의 지수도 8·28대책 후 상승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상승폭은 정체된 상태다. 국민은행 지수의 경우 오히려 8·28대책 후 하락폭이 확대되다가 발표 후 둘째 주부터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9월 넷째 주에야 상승세로 돌아섰다.
◇8.28 대책 전후의 수도권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자료제공=한국감정원,부동산114,국민은행)
이들 3개 기관의 지수 중 가장 평균적인 변동률을 보인 부동산114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정책 민감도가 가장 높은 강남3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대책 발표 후 4주간 0.33%나 오르면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회복세를 선도하고 있는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의 9월 거래량(24일 기준의 서울시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건수)은 34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오히려 1.7% 줄었다. 반대로 9월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큰 폭 늘어난 서울 금천구와 구로구, 동작구 등은 8·28대책 이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현재의 매매가 상승세는 호가 중심의 상승세이며, 실제 거래는 저가의 급매 위주로 이뤄지면서 거래량 회복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가격 상승이 발생한 강남3구의 거래 증가세가 크지 않고 거래량이 증가한 지역은 오히려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위원은 "취득세 영구 인하가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이들 지역의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10월 취득세율이 2%에서 1%로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2배로 증가(작년 9월 2125건→작년 10월 4026건)한 점까지 고려하면 10월 취득세 영구 인하가 늦어질 경우 거래량이 다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전문가들 역시 8.28대책 발표 후 가격 상승세가 한 달 간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대책 영향인지, 계절적 요인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의 각종 금융지원과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 전세난, 가을이사철 수요 등이 겹쳐 주택시장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취득세 영구 인하 등 8.28 전월세 대책 국회통과의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