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이영찬(사진) 보건복지부 차관이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기초연금을 적게 받는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차관은 이에 대해 "손해가 아닌 혜택을 적게 보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차관은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기초연금 공약 후퇴 문제로 사의를 고수하고 있는 진영 장관을 대신해 출석한 자리에서 이목희 민주당 의원의 지속적인 추궁에 "국민연금 가입자는 자기의 국민연금을 받고 기초연금을 조금 덜 받는 것"이라면서도 "손해보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해본다고 느낄 수 있지만 10만원인 하한선에서 조금 덜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정부의 기초연금안대로라면 현재의 기초노령연금안에 비해 2023년 이후에 정부가 여기에 투입하는 조세가 줄어든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시인했다.
다만 그는 "국민연금이 성숙되면서 앞으로 노인이 될 분들의 경우 공적인 소득이 늘어나 기초연금이 감액되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의 성숙'의 의미에 대해선 "가입자들의 가입 기간이 높아져 소득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국민연금이 덜 내고 더 받는 구조"라며 "일부에서 국민연금 제도를 공적 저축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지적(손해라는 지적)이 나와 저희가 손수 계산해봤다. 연금 가입자를 보면 낸 합한 금액이 순 이득에 비해 증가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가입자는 가입기간이 길어져 기초연금이 줄어들더라도" 국민연금에서 돈을 더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노인들의 소득의 보전하기 위한 동일한 제도"라며 "항상 연계돼 하나는 조세로, 하나는 국민연금 기금으로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목적으로 운용 안 하면 더 많은 형평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계산할 때 두 제도를 연계해 계산해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입자가 낸 돈에 비하면 손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보건복지위에서 여당 의원들은 이 차관에게 답변 기간을 주며 이 차관의 주장에 적극 동조했다.
류지영 의원은 "올해 경기침체로 세수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관리재정지수도 역대 최대규모로 지난해보다 16조3천억 적자"라며 "예산 책정시에 경기 여건을 낙관한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지만 복지부에서 국민연금을 연계해 '소득하위 70%'안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희국 의원은 국민들이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운용'과 '연계운용'에 대해 헷갈려한다며 두 연금이 섞여서 운용되는 게 아니라고 설명하지 말고 두 개의 수단으로 각자 보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의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공약한 기초연금 일괄적 지급안에 대해 "오히려 역차별"이라며 "스웨덴 등도 정액 방식에서 경제적으로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이 차관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부를 성토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기초연금안에 국민이 화가 난 것은 정부가 처음부터 공약을 제대로 할 의사가 없었다는 정황이 보였다는 것"이라며 "재정문제는 대선 당시에도 지적됐고 지금과 상황이 별 차이도 없어 이미 예측이 됐는데 지금에 와서 못한다고 하니 화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손해가 아니다'는 이 차관의 주장에 대해 "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언론이나 야당의 지적은 자기가 낸 금액보다 조금 받는 게 아니라 원래 받는 것보다 적게 받는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양승조 의원은 "박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 아니라 법안심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처럼 국가재정을 생각하는 절절한 마음을 보였다면 존경스러웠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양 의원은 "지키지 못할 공약을 마구 내세운 것이라면 이제 정부를 누가 신뢰하나"라며 "이제 대선은 누가 더 그럴싸하게 거짓말 하느냐, 거짓말의 공연장이 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야당측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한 사람이 나중에 기초연금 받는 사람보다 받는 돈이 많다는 것은 당연히 소리다. 솔직히 잘못했다고 해야지.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국민을 그렇게 어리석게 보지 말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정부안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며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기준으로 심사하지 않겠다. 논의의 기준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