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끝내 사퇴..제약 육성책 제동?

제약업계 '뒤숭숭'..향후 수장에 초점

입력 : 2013-10-01 오후 4:10:37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이명박 정부 때는 규제정책을,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육성정책이 특징이다. 제약업계도 사기가 진작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진영 장관이 끝내 사퇴하면서 제약정책에 변화가 오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약업계 한 고위 관계자가 1일 <뉴스토마토>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털어놓은 속내다. 새 정부 들어 강력한 제약 육성 드라이브를 걸었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 6개월여만에 전격 사퇴하면서 제약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진 전 장관의 경우 제약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 발표 때 직접 브리핑하면서 제약업계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며 “어느 색깔을 띤 장관이 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제약정책이다. 업계는 벌써부터 차기 장관이 누가 될 지를 두고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진 전 장관이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제약정책은 '육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명박 정부 때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을 만들어 전방위적으로 제약업계를 압박했던 것과는 분명 노선이 달랐다.
 
방점은 지난 7월 있었던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발표다. 2017년까지 R&D 분야에 5000억원을 집중 투자, 글로벌 신약 4개를 만들어 세계 10대 제약강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게  골자였다.
 
진 전 장관은 이를 직접 설명하면서 제약업계에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제약정책 발표 때 장관이 직접 참석한 선례가 거의 없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제약업계가 고무된 것은 당연했다.
 
지난 8월에는 세계 7대 바이오의약품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이 발표됐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들의 중남미 시장 개척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기도 했다. 정부부처 민관합동으로 꾸려진 보건의료협력사절단은 지난주 페루와 에콰도르를 방문해 1억달러 규모의 중남미 의약품 수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판로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제약 육성 의지가 강했다. 진 전 장관이 제약업계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 부은 것도 사실이다”며 “업계도 진 전 장관을 신뢰했다. 하지만 뜻밖의 일로 사퇴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업계는 육성정책 노선에 변화가 올 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혹여 있을 업계 동요에 대해서도 과한 우려라며 경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나온 잇단 제약 육성책이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다”며 “정부는 그동안 밝혀온 것처럼 일관된 정책을 펼쳐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진 전 장관 후임으로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내 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이혜훈 최고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경제학 박사에다 친박 핵심이란 점을 들어 꼬인 정국의 실타래를 풀 인물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또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과 지난 8월초 청와대에 입성한 최원영 고용복지 수석도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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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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