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유로화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에 소극적인 입장을 드러낸 데 따른 실망감 속에 강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4% 상승한1.358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18일 이후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마리오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소극적 입장을 드러냈다.
드라기 총재는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6분기 연속 침체를 벗어나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며 “지난 여름부터 관찰된 금융시장의 점진적 개선세가 실물 경제로도 옮겨가고 있다”며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기준금리는 0.5%로 5개월 연속 동결했다.
제인 포레이 라보뱅크 환율 스트래지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은 것이 유로화를 강세로 이끌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새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 유로화 강세가 한 풀 꺾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가 내각 재신임 투표에서 승리하며 정치 불안감이 다소 해소됐다는 점도 유로화 강세 흐름을 도왔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32% 내린 80.01을 기록했다.
이 날 발표된 민간조사업체 ADP(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 민간 기업들은 16만6000명을 신규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8만명에 못 미치는 수치다. 8월 민간고용도 당초 17만6000명에서 15만9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고용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며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연기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커지게 됐다.
엔화는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이 날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0.68% 내린 97.35엔에 거래됐다.(엔화가치 상승)
전 날 제이콥 루 미 재무장관이 “부채한도가 소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지막 긴급 조치를 꺼내들 것”이라고 밝힌 것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 수요를 불러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 총리가 소비세 인상안과 함께 5조엔(5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꺼내든 것도 강세의 원인이 됐다.
호주달러·달러 환율은 전일 호주중앙은행의 금리 동결 소식에 강세를 보인 지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이 날은 전일 대비 0.04% 내린 0.9389달러를 기록하며 약보합권에서 거래됐다.
호주의 8월 경상수지 적자는 달러 환산 7억6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웃돌았다. 당초 전월 대비 12.8%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던 8월 건축 허가건수는 7.7% 증가하는 데 그쳐 예상치를 하회했다.
전날 호주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2.5%로 동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