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11월 예정된 국내 최대 게임행사 '지스타 2013'이 게임사들의 저조한 참여속에서 개최될 전망입니다.
왜 게임사들은 몸을 사리는 것일까요. 관계자들의 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입니다. 신작게임을 홍보하고, 해외업체들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전시관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저조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는 지적이 많습니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10여년 가까이 참여했던 업체들이 올해만 빠진 이유는 신작게임이 많지 않으며, 해외사업 또한 저조해 참가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지스타의 위기는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 2013년 지스타 개최장소 부산 '벡스코' (사진=뉴스토마토DB)
실제 업계 상황을 살펴보면 암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신작게임 없이 기존에 나온 게임들을 수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NHN엔터테인먼트는 고스톱·포커로 대표되는 웹보드게임 규제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주요 캐시카우인 ‘크로스파이어’의 수익분배 조건 변경으로 인해 큰 폭의 매출하락이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탈출구는 있을까. 오래 전부터 게임산업의 위기론을 설파했던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의 조언을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크게 세 가지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한국 게임사들이 보유한 PC 온라인게임에서의 노하우를 새로 떠오르는 멀티 플랫폼에 적용할 것. 대표적으로 넷마블은 오랜 기간 캐주얼게임을 배급하며 쌓았던 사업적 역량을 모바일게임에 녹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가 나올 것인 만큼 게임사들은 기존 경쟁력을 적극 활용,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 '몬스터길들이기', 온라인게임 요소를 녹여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넷마블)
둘째, 이종산업과의 융합을 고려해볼 것. 게임은 단순 오락거리를 넘어 하이테크 기반의 가상현실산업으로 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컨대 육군은 FPS(1인칭 슈팅게임)를 훈련 프로그램으로 활용할 것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셋째,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할 것.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 탓에 규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임산업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 꼭 시정돼야 한다는 게 위 교수의 주장입니다.
사실 이는 게임업계를 출입하는 기자로서 가장 공감하는 대목인데요. 부디 학생들이 당당히 부모님께 지스타 보러 부산에 내려간다는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