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법원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외부강의에 나가 높은 강의료를 받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민주당 의원(
사진)이 4일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아 발표한 '최근 5년간 대법원 및 법원행정처 직원의 외부 강의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법관과 법원판사들의 유급강의 횟수는 총 95건, 수수한 강의료는 63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5월 '공무원 외부강의 강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장관급 40만원·차관급 30만원·과장급(서기관·4급) 이상 23만원·사무관(5급) 이하 12만원 등 시간당 상한액을 권고 했음에도 이런 관행이 계속됐다는 것이다.
특히 양모 대법관은 권익위의 권고가 있은 2012년 5월 이후에도 근무시간 중 외부강의 6건으로 390만원의 부수입을 올렸다. 인하대 강의에서는 시간당 70만원, 단국대·이화여대 강의에서는 시간당 50만원의 강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모 대법관은 2010년 4월 서강대에서 50분 강의로 300만원을, 안모 대법관은 2011년 1월 해양경찰청 외부강연에서 1시간10분 강의로 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서영교 의원실)
최근 5년간 법원공무원의 외부강의 횟수는 59건으로 이중 대부분은 평일(56건)에 이뤄진 것을 드러났다. 박모 서기관은 2013년 3월 1시간25분 강의로 66만9200원, 박모 등기사무관은 2012년 7월 보험회사에서 2시간 강의로 5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대가성 있는 외부강의·회의를 '신고대상'으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외부강의 횟수와 강의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09년 12월 '법관 및 법원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하면서 1회성 외부강의를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꾼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영교 의원은 "법원은 권익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속 법관과 공무원들의 외부강의료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어 "대법원은 업무 과중으로 법정 처리기간도 지키지 못해 심리가 1년 이상 지연된 사건이 2000여건에 이른다. 근무시간에 고액의 강의료를 수수하며 외부강의에 나가는 것은 법관으로서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