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익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미 예상됐던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최근 하향 조정된 이익규모 때문에 오히려 실적 개선이 두드러져 보이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4일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시장 컨센서스인 9조8000억원과 10조1000억원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이 정도 규모는 삼성전자에서 조정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시장컨센서스인 9조8000억원과 삼성전자가 발표한 10조1000억원은 3000억원 차이가 나는데, 이는 전체 59억원 규모 매출액에서 영업마진율 기준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 개선은 그동안 낮아진 시장의 눈높이 때문에 더욱 빛나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업계의 삼성전자 3분기 실적 컨세서스가 9월 들어 하향조정됐다"며 "하향조정되기 이전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10조원 조금 넘는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10조1000억원 규모의 영업익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시장 컨센서스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후 크게 하향조정된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서는 약간 높은 수준이다.
4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10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된 결과, 10월 2일 기준 9조8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삼성전자가 일부러 실적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너무 높은 기대치에 시장 분위기가 냉냉했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높다보니 실제 예상되는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며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적 발표로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패턴을 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보수적인 실적조정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월에 발생할 매출을 4월로 미리 거래선을 이동하는 등 좁은 기간에는 조정할 수 있지만 분기별 실적을 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