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0대 그룹의 부채가 600조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10대 그룹조차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전차군단의 착시현상에 가려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이윱니다.
특히 대내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채가 자본을 잠식한 부실 기업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해 '돌려막기'로 막는 파산 직전의 시한폭탄들도 도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앵커 :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의 부채규모가 나왔다는데, 어떤가요?
기자 : 최근 재벌닷컴은 국내 30대 대기업의 지난해 말 기준 총 부채가 574조9000억원에 육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국가 부채 예상치인 48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몹니다.
지난 2007년 31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61조1000억원이 증가한 겁니다.
재계 1,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는데요.
특히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에 빠진 항공과 해운, 건설 등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사실상 고사 직전인 셈입니다.
앵커 : 그렇다면 부채 규모가 높은 기업들은 어떤 곳들이 있나요?
기자 : 네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한진그룹의 부채총액은 30조8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무려 437%에 달합니다.
현대그룹 404%, 금호그룹 265%, 동부그룹 259%, STX그룹 256%, 이어서 두산그룹, 효성그룹 등도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내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됐습니다.
특히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들은 항공과 해운을 주력사업으로 하면서 업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사업 다각화와 유동성 확보에 미진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앵커 : 30대 그룹 가운데, 8곳은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의 이자금 조차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 네, 지난해 30대 그룹 중 8곳은 영업이익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금 조차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STX, 동국제강, 현대, 한라, 한진중공업, 한진, 두산, 동양 등 8곳은 지난해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으로 금융이자가 영업이익보다 많았습니다.
채무상환 능력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유동성 위기는 한층 심화됐습니다.
악순환의 연속인데요. '늪'이라는 자조와 한숨이 잦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앵커 :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라는 건 빚을 내서 금융이자를 갚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심각하군요.
기자 : 네 특히 STX과 동국제강, 현대 등 3곳은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빚을 내서 금융이자를 갚아야 하는 이른바 '돌려막기'에 급급한 상황입니다.
이들 모두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조선, 철강, 해운 등을 주력사업으로 두고 있습니다.
최근 해운, 조선, 철강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지만 여파가 이들에까지 미칠지는 미지숩니다.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자본력은 물론 네트워크, 정부 지원 등 인프라 요소가 지극히 미약해 경쟁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입니다.
이는 여타 대형 선사들과의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는 평갑니다.
이외에도 대성산업, KT렌탈, 대한전선, 무림페이퍼, 포스코플랜텍 등도 차입금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 그렇다면 대기업들이 이처럼 부채규모가 급증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 '문어발식' 확장도 이들 대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요인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인수합병 등을 통한 외형 확장은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사업 다각화 면에서 일부 긍정적이지만 역량을 넘어서 무리한 확장은 '승자의 저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무리한 확장과 함께 순환출자를 통한 취약한 지배구조가 부실기업을 낳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순환출자는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으나, 특정 계열사가 부실에 빠질 경우 다른 계열사까지 위험에 빠지게 돼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총수의 경영력에 그룹의 사활을 의존해야 할 정도로 위험성 또한 큽니다.
전문가들은 "부실기업들이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