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4대강사업 공사 당시의 모습.(사진제공=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6조원에 달하는 태국 통합 물관리 사업과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추진되고 있는 한국형 원전 수출 사업 등 해외 대형프로젝트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태국판 4대강'으로 불리는 물관리 사업이 'MB 정부의 4대강 대운하 꼼수' 의혹으로 현지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기에 각종 비리로 원전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핀란드 원전 사업 수출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10일 한국수자원공사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태국 물관리 사업 최종 계약은 당초 예정된 9월 말에서 연말로 3개월가량 늦춰졌다.
정부는 태국 물관리 사업의 수익성과 관련해 향후 최대한 우리기업의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계약협상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으나 수익성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식 계약까지 연기되면서 사업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사업초기부터 '대형사 밀어주기'라는 의혹과 대대적인 검찰 수사 등 갖은 논란에 휩싸인 4대강 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에는 공사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투찰가를 담합한 11개 건설사 전·현직 임직원 22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지난해 조달청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를 근거로 건설사에 부정당업자 지정을 사전통지 했다가 '태국 물관리 사업 등 해외사업 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업계의 요청에 따라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주요 15개 건설사가 조달청으로부터 무더기로 부정당업자로 지정처분 예고통지를 받은데 이어 새정부 첫 국정감사에 건설사 CEO와 임원들이 증인으로 잇달아 채택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태국 물관리 사업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계속되는 논란과 함께 최종낙찰자 발표까지 늦춰지면서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내 물관리 사업이 각종 비리와 담합 수사 등의 도마에 오르는 것이 분명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수출 사업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초 9월로 예정돼 있던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찰한 핀란드 올킬루오토 원전 4호기의 복수협상자 발표가 취소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주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검찰의 원전 비리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UAE 원전 수출을 둘러싼 로비 정황까지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전 비리 사태로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원전 입찰 시장에서 불리한 위치가 된 것이 사실"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경기로 해외에서 한 건이라도 더 공사를 수주해야 하는데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