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지난 20년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기록한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높은 수익률은 주식시장 해외 개방 초기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데다, 그동안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집중적으로 저점에서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학균(사진)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92년 우리 주식시장이 해외에 개방된 이후 외국인들은 52조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총 수익률이 785.6%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익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27.8%)의 3배에 달한다. 시장 개방 이후 전체 22년 기간 중 코스피 대비 수익률이 떨어진 해는 2007년과 2009년 불과 두 해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시가총액은 409조9000억원이다. 현금배당 수취액도 53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높은 성과를 올린 이유는 시기적으로 '집중투자'를 잘했고, 바닥일 때 과감한 '공격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외국인은 코스피가 1000포인트 이하였던 2004년 이후 집중적으로 순매수하기 시작했다"며 "이후 코스피 상승과정에서 외국인 평가이익도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가 낙관론일때 매수비중을 늘리는 국내투자자와는 달리 외국인은 오히려 비관론이 득세한 턴어라운드 국면에서 공격적으로 순매수했다"며 "IMF 외환위기와 9.11테러 직후와 같은 바닥에서 사고 고점에서 파는 전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한달째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 행보는 당분간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때문에 공격적인 외국인의 매수 행보를 긍정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 팀장은 "현재 테이퍼링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당분간은 매수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가 지나야 매도 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생상품이 아닌 주식 특성상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대거 사들인다고 해서,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규모 성장의 윈윈 전략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