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기록물 관리를 담당했던 마지막 비서관인 김정호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이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비서관은 10일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해 '검찰이 두고 있는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자리에 서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입을 뗐다.
김 전 비서관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국면과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당시 청와대와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소설을 써 의혹을 부풀렸으며, 정치권에서 공방이 이어지다가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관참시를 안했으면 좋겠다"면서 "언론도 왜 사건을 부풀리나. 결국 문재인 옹호 세력을 잡으려는 것 아니냐. 정치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처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역사적 교훈을 위해 기록물을 남긴 사람이 어디 있나"라면서 "재임기간 잘못된 정책을 포함해 850만여건에 이르는 기록물을 남긴 대통령을 이렇게 만드는 것은 정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 "내가 기록관리 이관을 책임졌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조사에 응할 것"이라면서 "내가 모르는 다른 부서 얘기에 대해서는 아는 척 하지 않겠다. 내가 했던 것은 다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는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하지 않은 경위와 회의록이 삭제된 이유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 출석할 예정인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회의록을 국가기록원에 정식 이관하지 않은 경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보고시점 전후로 회의록을 삭제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에 이어 남북정상회담에 직접 배석한 김만복 전 국정원장을 12일 소환할 예정이며, 14일에는 이창우 전 청와대 제1부속실 수석행정관, 15일 김경수 전 청와대 연설기획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을 잇따라 소환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조명균 전 안보정책비서관을, 7일에는 임상경 전 기록관리비서관을 소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