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 구 게임산업협회)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게임을 중독산업으로 지정하려는 정치권 일부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게임이용 결정 권한을 국가가 아닌 가정으로 넘기는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남경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협회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 K-IDEA )
◇남경필 회장 “게임중독 관련 법안 제정 가능성 극히 낮다”
남경필 K-IDEA 회장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게임중독관련 법안이 제정되기는 아주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남 회장은 “게임 중독과 관련한 규제안은 정부 내에서도 부처별로 입장이 나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에서 입법활동이 진행될 때 이처럼 의견이 분분한 법안은 통과되기 힘들기 때문에 당장 규제 법안이 제정될 것이라는 우려는 안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게임과 다른 중독물질(술, 마약, 도박)과 동일시하려는 정치권 일부의 시도는 게임의 나쁜 면만 지나치게 부각된 결과로, 게임협회장으로서 국회에서 나쁜 규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게임을 마약, 도박, 술 등과 함께 사회 ‘악’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나서서 중독관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국가가 우리를 마약물질 제조자로 생각한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게임이용 결정 가정에서 해야"..자율적 셧다운제 추진
남경필 회장은 “학부모들에게 게임은 아이들을 망치는 주범으로 인식돼 있으며,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여론을 반영한 규제안을 만들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남아 있는 이상은 게임산업은 사회적 희생양으로써 계속 규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K-IDEA는 가정에서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게임 자율규제를 정착시켜, 사회적 인식 개선에 나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부모와 자식 간에 게임 이용에 대한 대화가 가능한 환경을 게임사들이 조성해주면, 자연스럽게 게임의 사회적 편견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2014년 게임이용 시간과 소비에 관한 학부모·청소년 자율결정 제도 시행 ▲2015년 게임이용 통합관리 제도 홍보 및 가족화합 캠페인 추진 등을 제시했다.
현재 게임문화재단에서 운영중인 게임이용확인 서비스는 학부모가 자녀가 가입한 게임을 확인하는 단순한 수준이다.
이 서비스를 확대해 가정에서 전적으로 게임이용시간까지 정할 수 있는 ‘자율적 셧다운제’를 구축하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웹보드규제안은 업계 고사안..시행되면 대응할 것"
K-IDEA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중인 월 게임 이용금액 한도, 1회 베팅금액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웹보드 게임 규제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회나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다른 규제 내용과는 다르게 이 규제안은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미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웹보드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남경필 회장은 “게임업계를 고사시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동의해 줄 수 없다”며 “웹보드 규제는 게임업계의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업계 자율적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며, 시행령이 시행되면 대응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