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앞으로 에너지 공기업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부채비율을 최대 200% 수준으로 낮추는 고강도 살 빼기에 들어간다. 또 무분별한 해외자원개발에 따른 부실경영을 막기 위해 광구 매입 대신 탐사 위주의 개발이 추진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8일 출범한 에너지 공기업 재무구조 태크스포스(TF)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과를 재평가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의 '에너지 공기업 해외자원개발 내실화 방안'을 10일 발표했다.
학계·업계·투자전문가·회계기관, 공기업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TF팀은 그동안 28번의 회의를 통해 에너지 공기업들이 중장기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해외자원개발에 나선 점은 인정하면서도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면서까지 자원개발에 매달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TF팀은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된 해외자원개발을 위해 ▲안정적 부채관리 ▲포트폴리오 재정립 ▲신규 투자재원 확보 ▲투자 프로세스 개선 ▲공기업 협력체계 구축 ▲경영환경 개선 등을 핵심으로 한 에너지 공기업 내실화 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에너지 공기업들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업 수준까지 부채비율을 낮춰가기 위해 공사별 사업여건을 고려한 부채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68%였던 부채비율을 130%대로 낮추고
한국가스공사(036460)는 지난해 438%나 됐던 부채비율을 250%까지 줄일 계획.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부채비율 및 투자금액 추이(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또 기존 생산광구를 매입방식에서 탐사·개발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경한다. 석유공사는 지난해까지 10%였던 탐사비중을 올해부터 29%까지 올리고 기존 생산자산 중 비핵심사업은 구조조정할 방침이다. 가스공사와 광물공사 역시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 연관성 큰 사업부문과 동·희유금속 탐사·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유망자산 유동화, 비핵심 자산매각, 예산절감,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신규 투자재원도 확보할 예정이며, 투자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사업 타당성을 자세히 검토하고 일정규모 이상 사업은 외부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하는 투자 프로세스 개선도 추진된다.
아울러 '전력 공기업 해외진출 협의회'를 구성해 동일 지역에 공기업이 중복 진출하는 일을 방지하는 한편 자주개발률 지표가 실적 위주의 단기 성과추구에 급급하게 만들어 투자효율성을 저해했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로 했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개발전략과장은 "부채비율 개선 등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TF팀 조치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단기간 양적성장 달성에 치중한 해외자원개발 사업보다는 미래성장성을 고려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