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1993년 진출 후 20년 동안 중국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수익을 책임지던 메가브랜드 '마몽드' 가 매장을 대거 철수하기로 했다.
11일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지는 100여개 매장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마몽드 구조조정 작업은 지난 8월말 부터 시작에 들어간 상태로 중소형 백화점의 일부 매장을 접고 있는 단계다.
한류바람을 타고 중국시장에서 화려한 브랜드 역사를 써내려가던 마몽드가 현지에서 경쟁력을 잃고 퇴색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마몽드의 인기는 시들해진지 오래지만 중국에서는 소위 '국민 화장품'급 대우
를 받으며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수익성이 급격히 부진해졌다. 이 이유는 과도한 매장 출점과 애매한 브랜드 포지셔닝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마몽드는 중국 900여개 백화점 매장과 2500여개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지난 2011년 이전 진출했던 중소형 백화점 매장으로 드럭스토어, 인터넷, 전문점 채널 등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속도감 있게 중국투자가 진행되면서 투자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
는 매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 이라며 "비효율적인 투자가 진행된 부분을 정리하
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몽드의 경우, 백화점에 입점은 되어있지만 완전 고급 브랜드도 아니고 로드숍브랜드라고 하기에는 가격대가 있다보니 브랜드 포지셔닝이 애매하게 설정돼 있었던 것이 수익성 둔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며 "중국에서도 온라인 등 채널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중소형 백화점 내 일부 매장의 경우 불가피하게 문을 닫기로 방침을 정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마몽드가 중국시장에서 크게 성장하며 사실상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 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마몽드 구조조정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달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의 중국 매출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6.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 마몽드였다" 며 "이번 구조
조정으로 중국 매출 증가율은 20%대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말했다.
한편 중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던 아모레퍼시픽은 마몽드의 부진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면서도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백화점 신규 출·폐점은 통상 있는 일" 이라며 "마치 마몽드 브랜드 전체를 철수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드는 중구에서 지속적인 매출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며 " 아모레에 이은 후발 브랜드에 좀 더 집중해 중국시장 매출을 끌어올릴 방침"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