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동양증권(003470) 노조가 동양그룹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에게 힘을 합치자고 손을 내밀었다.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철회와 손실 최소화를 위해서는 여기저기 나뉘어 있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좀 더 조직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비대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척점에 서 있는 동양증권의 제안을 받아 들일지는 미지수다.
14일 동양증권 노동조합은 동양사태 관련해 채권단 협의회와 손잡고 공동대응을 하기 위해 개인피해자 모임과 연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계열사인 동양ㆍ동양레저ㆍ동양인터내셔널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팔았던 동양증권과 개인투자자로 구성된 가장 큰 조직인 '동양사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채권자 지위를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개인들이 협의에 나서기에는 구심점이 없어서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채권단 역할을 담당한 기존 관례 때문이다. 웅진사태 때도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의 대표격으로 회생계획안 작성 등 웅진 측과 협상을 해왔다.
그러나 동양증권 노조는 개인피해자들과 채권자 지위로 싸움을 벌이는 것보다는 힘을 합치는 편이 더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데다, 동양증권과 고객이 머리를 맞대야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동양증권 노조 관계자는 "현재 출범 준비 중인 자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곧장 연대를 제안할 것"이라며 "동양증권과 개인 투자자는 동양그룹에 피해를 입은 채권단이라는 점에서 한 울타리에 있고, 문제가 된 상품을 판 사람의 책임으로 고객들의 자산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양증권이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개인 피해자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만큼 비대위가 이번 제안을 어느정도 받아들여줄 지는 미지수다. 동양증권은 '법정관리는 없다'는 현 동양그룹 회장의 말만 믿고 상품을 팔았을 뿐, 같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개인피해자들이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이경섭 비대위원장은 "동양증권이 불완전 판매를 입증할 자료를 넘겨주는 등 '솔직한' 자세로 나와야 개인피해자들을 석득시키는 등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