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가수 보아와 소녀시대의 서현, 원더걸스의 예은은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돌 가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이 세 사람은 올해 연기자로 데뷔하며, 한결같이 가수로서의 명성에 비해 작은 배역으로 연기를 시작한다는 공통점도 찾을 수 있다.
보아 (사진제공=KBS)
◇보아 "2부작이라 부담감이 덜했다"
보아의 첫 데뷔작은 지난달 11일과 12일 양일간 방송된 KBS2 2부작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다. '아시아의 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보아의 이름 값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작품이다.
앞서 소녀시대의 유리가 SBS '패션왕'의 주연을 맡은 것이나, 미쓰에이의 수지가 영화 '건축학개론'의 주인공으로 나선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이에 대해 보아는 "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일단 대본이 정말 재밌었고, 2부작이라서 부담감이 덜했다"고 밝혔다.
보아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호평일색이었다. 다소 과격한 리액션을 보이는 주연애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서현 (사진제공=SBS)
◇서현, 5회 만에 하차한 국민 첫사랑
소녀시대의 서현은 SBS 주말드라마 '열애'에서 한유정(최윤영 분)의 동생 한유림을 맡았다.
한유림은 5회만에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맞는 인물이다. 또 주인공 이원근(강무열 분)과 운명적으로 마주치면서 수줍은 첫사랑을 느낀다.
성인 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서현은 아역 연기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발성과 발음, 섬세한 감정선, 오열연기까지 완벽히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앞서 서현은 "가수로서의 경력은 있지만, 연기는 처음이다. 신인 연기자답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열애'의 연출을 맡은 배태섭 PD는 "서현이 연극영화과에 다니고 있어 기본적인 연기력과 발성을 갖고 있다. 경험이 적다보니 사소한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캐릭터에 대한 이해력과 표현력은 신인연기자 이상"이라고 칭찬했다.
◇예은 (사진제공=tvN)
◇예은 "하녀가 뭐 어때서?"
원더걸스의 예은은 동료 소희나 유빈에 비해 연기자로서 출발은 늦다. 소희의 경우 각종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등장할 정도로 경력이 많다.
그에 비해 예은의 시작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KBS2 '추노'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의 CJ E&M 이적 후 첫 작품인 '빠스껫-볼'에서 최신영(이엘리야 분)의 하녀 봉순 역으로 출연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걸그룹 멤버가 맡은 하녀 역은 쉽게 매칭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예은은 "하녀라는 역할 때문에 스스로도 고민이 많았다. '이걸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많았다. 원더걸스 이후로 알게 된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했고, 이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하라고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친한 친구가 '하녀가 뭐 어때서'라고 하더라. 그 말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도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누구보다도 봉순이였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곽정환 PD 역시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는 "미팅을 하면서 예은이가 꼭 하고 싶다고 울면서 얘기를 하느는데 나 역시 큰 감동을 받았다. 나야말로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그 선입견을 크게 반성했다. 나중에 대본을 5회차까지 외워오더라. 그의 열정에 또 한 번 감동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