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폐쇄사태(셧다운)와 디폴트(채무불이행)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은 극적으로 해결됐으나 미국 경제는 이미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등 고가품에 대한 소비가 줄고 저축이 늘어나는 등 미국인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협상은 마무리 됐지만 미국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경제적 불확실성, 세계 투자자들의 실망을 피해갈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골드만삭스와 국제쇼핑센터협회(ICSC)가 지난 10~13일 성인 1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셧다운 등을 이유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득이 3만5000달러 이하 그룹에서는 50%에 가까운 응답자가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다.
앤디 시시어 US뱅코프 재무책임자(CFO)는 "디폴트 위험에 따른 가장 즉각적인 변화는 예금이 늘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등 고가품에 대한 소비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형 자동차 딜러 다카스 오토모티브 그룹은 이번달 들어 자동차 판매량이 15% 급감했다고 밝혔다. 다카스 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들어 9월까지 12% 증가했으나 이번달 들어 급락한 것.
태미 다뷔시 다카스그룹 부사장은 "셧다운으로 인한 공포가 시작되고 있다"며 "이번 셧다운은 기간이 길었던 만큼 소비자들이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짐 게인 제너럴모터스(GM) 대변인은 "정치권의 대립이 소비자심리를 위축시키며 판매에 타격을 줬다"며 "판매가 둔화됐지만 셧다운의 영향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셧다운 문제는 미국의 실업률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일자리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일자리가 늘어나야 할 시기에 늘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말연시 쇼핑시즌도 셧다운의 그림자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미소매협회(NRF)의 설문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29%가 '셧다운 등 정치적 상황의 영향으로 연말 쇼핑 예산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10명중 8명은 연말 쇼핑시즌에 작년보다 소비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NRF는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에서 240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추산하며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로 1%포인트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