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송파 시대' 열리나..첨단 비즈니스도시로 탈바꿈

삼성ENG·삼성SDS 등 기업들 속속 입주, 新비즈니스 중심지로 탈바꿈

입력 : 2013-10-20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서울 강동·송파 등 강동권 일대가 신(新)비즈니스 중심지로 빠르게 탈바꿈하면서 주목 받고 있다. 강남권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배드타운 이미지가 강했던 강동·송파권역에 각종 업무지구를 비롯해 대형 오피스 개발이 속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최대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을 비롯해 삼성SDS가 강남시대를 접고 각각 강동구와 송파구로 옮겨가면서 강동권의 강남 대체 기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강동권 일대에 업무시설이 주목 받는 이유는 강남과의 접근성 때문이다. 강남권과 차로 10분이면 오갈 수 있는데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의 이용도 편리하다. 특히, 강남권에는 더 이상 업무시설을 지을 땅이 없는데다, 임대료가 비싸 대규모의 업무공간을 확보하기 힘들어 손쉽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강동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기능이 강화되며 강동권 부동산시장도 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사라지고, 전세에 이어 월세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 입주할 대형 업무지구 개발 한창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강동·송파 등 강동권 일대로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해 4월 강남구 도곡동에서 강동구 상일동에 조성되는 첨단업무단지에 둥지를 틀었으며, 삼성SDS도 올해 4월 테헤란로 시대를 마감하고, 잠실역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향군빌딩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두 곳 모두 직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분산 배치된 사무실을 신사옥 이전을 통해 한 곳으로 모은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과거 강남 9개 빌딩에 분산 배치된 직원을 한데 모아 현재 상일동 일대에 8천 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삼성SDS도 내년 하반기까지 흩어져 있는 직원을 신사옥으로 모을 예정으로 총 7천 여명이 잠실에 근무하게 된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기업들이 현재 강동권으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외에 VSL코리아와 DM엔지니어링이 입주해 있는 강동구 상일동 첨단업무지구에는 내년 10월까지 세스코를 비롯해 세종텔레콤, 나이스홀딩스, 한국종합기술, 나이스신용평가 등이 추가로 입주할 예정이다. 세종텔레콤은 강남구 역삼동에서, 나이스홀딩스는 여의도, 한국종합기술은 광진구에서 각각 옮겨오게 된다.
 
잠실역에 한창 공사중인 123층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도 완공되면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기업들이 대거 입주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대형 오피스와 업무지구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삼성물산은 강동구 천호동 일대에 오는 11월에는 아파트, 오피스, 판매시설 등이 조성되는 복합단지 ‘래미안 강동팰리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상 45층 높이의 전용 59~84㎡ 규모의 아파트 999가구와 함께 대기업이 통째로 이전 가능한 연면적 9만 3,943㎡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 지어진다. 또한 대형오피스에 조성되는 상업시설도 마스터리스(Master lease)를 통해 계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강동권 일대가 강남·서초 부럽지 않은 새로운 업무지구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몰려드는 기업에 강동권 일대 부동산 '전세'는 기본 '월세'도 활황
 
서울 강동권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속속 이전하고,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미분양은 온데간데 없고, 전세는 씨가 말랐다. 특히 월세수요도 대거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올 1~8월까지 서울시 아파트값은 -1.52% 하락한 반면 강동구와 송파구는 각각 -0.33%, -0.57% 하락하는데 그쳤다. 특히 강동구의 경우 올 초 강동첨단업무단지로 브이에스엘코리아, 디엠엔지니어링까지 입주하면서 2월 0.07%, 3월 0.31%, 4월 0.14% 등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전셋값도 강세다. 고덕동 일대 S공인 관계자는 "고덕리엔파크 3단지 전용 84㎡의 전셋값은 지난 2년 전에 비해 2,000만원 가량 상승한 3억2000만~3억3000만원선에 형성돼 있고 매물도 없는 상황이다"며 "삼성엔지니어링 직원을 비롯한 첨단업무단지 직원들을 상대로 계약이 많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동구에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이 최근 2년 새 1600여 가구가 공급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수요들이 몰리면서 공실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마찬가지다. 2012년 5월 분양에 나서 대규모 미분양이 났던 '강동역 신동아 파밀리에'는 4월 이후 빠른 속도로 미분양이 팔리더니 현재는 90%선의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기가 없는 중대형 주상복합인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송파구의 경우 삼성SDS 입주와 우수한 생활환경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 1~8월까지 송파구의 전셋값은 4.61% 상승해 서울 평균 상승률(3.87%)을 웃돌고 있다.
 
실제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올 초 보다 1억3000만원 가량 오른 7억원에 물건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월세시장도 활황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렌트라이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이 서울 임대거래 중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잠실동의 전ㆍ월세 거래 중 월세계약 평균 비율은 2011년 26.3%, 2012년 27.7%, 올 상반기엔 33.7%로 가파른 증가세다. 서울 임대차시장에서 월세거래 평균 점유율이 20%대인 것을 감안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잠실동의 J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S 입주의 영향으로 물건이 더욱 씨가 말라가면서 월세 거래 비중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며 "너무 오른 전셋값과 제2롯데월드몰, 문정지구 등의 수혜도 기대되고 있어 매매수요로 전환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래미안 강동팰리스 조감도(사진제공=더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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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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