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조선 3사 3분기 실적 '부진'..저가수주 발목

입력 : 2013-10-21 오후 7:44:36
[뉴스토마토 최 승 근 기자] 앵커: 조선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 3사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불황기 때 저가로 수주한 물량이 3분기에 몰렸기 때문인데 실적 부진의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집중 점검해보겠습니다.산업부 최승근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조선 3사의 3분기 실적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3분기 예상실적으로 보면 국내 조선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연결 기준 현대중공업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2845억원, 3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48.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3조7118억원, 영업이익 26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19.0% 감소하고, 대우조선해양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0% 증가한 3조7422억원, 영업이익은 11.8% 감소한 104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3사 모두 영업이익이 하락세로 예상됐네요. 특히 매출보다는 영업이익 하락폭이 더 클 것으로 나왔는데 수익성 하락의 가장 큰 이유가 저가수주 물량 때문입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현재 선주사에 인도가 지연된 물량을 포함해 2008년 이전 호황기 시절 수주한 물량은 대부분 소진됐습니다. 올 초부터는 불황기 수주물량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2009년부터 2010년 조선업 경기가 바닥을 찍었을 때 선박을 제작하는 도크를 채우기 위해 조선소들이 선박 가격을 많이 낮춰서 주문을 받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앵커: 얼마나 싸게 주문을 받은 겁니까? 아무리 저가로 수주를 받았다고 해도 손해를 보면서까지 낮은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경기에 따라서 선박 건조 가격이 변하는데요. 조선소 입장에서는 도크를 채우는 일이 중요합니다. 주문이 없을 경우에는 인력과 장비를 놀려야 하는데 그 기간에도 인건비나 장비 임대료는 지불해야 합니다. 조선소 입장에서는 도크를 놀리느니 싸게라도 주문을 받아서 계속 선박을 생산하는 게 이득입니다.
 
여기에 당시 중국 조선소들이 싼 가격을 앞세워 경쟁에 나서면서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저가로 수주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3사 중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 하락폭이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기자: 3사중 수주량이 가장 많다는 점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수주 물량 중 상선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일반 상선의 경우 해양플랜트에 비해 수주단가와 마진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국 조선소들과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저가수주로 인한 피해가 더 큰 편입니다.
 
다만 전분기에 비해 현대미포조선의 적자폭이 개선되고, 유가 상승으로 현대오일뱅크의 정제마진이 증가하면서 2분기에 비해서는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3분기 실적 악화와는 별개로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량은 계속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전세계적으로 선박 발주량이 늘고 있고 새로운 선박의 제작 비용을 의미하는 신조선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조선업체의 선박 수주량은 1086만CGT, 303억6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2%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36%에 해당하는 규모인데요. 3분기 조선 산업 수출액도 지난해 대비 14.4% 증가한 274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럼 올해 수주목표 달성도 가능한 수준입니까?
 
기자: 네. 3사 모두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3사 외에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한진중공업은 이미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한 상탭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조선·해양 부문에서 136억7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 목표 137억5000만달러 달성이 거의 확실시 됐고, 삼성중공업도 124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치인 130억달러에 근접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18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인 130억달러 달성이 유력합니다.
 
3사 모두 연말까지 여러 건의 추가 수주가 예정돼 있어 초과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3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선업 회복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군요.
 
기자: 네. 이미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선업이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올해 저가수주 물량이 다 소화되고 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최승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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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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