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유가, 날개없는 추락?..석달만에 100달러 밑으로

입력 : 2013-10-22 오후 5:13:18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국제유가가 석달여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와 일본 원유 수입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품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은 유가가 다시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동안 유가가 100달러 위로 올라간 것은 시리아 리스크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비정상적인 현상이였다는 것이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80~100달러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WTI, 배럴당 99.68로 마감..7월1일이후 최저치
 
◇WTI 근월물 가격 추이(출처:CME)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1.59달러(1.6%) 내린 배럴당 99.2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배럴당 97.99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7월1일 이후 최저치다.
 
또 지난 9월 최고치 배럴당 110.53달러를 기록했던 6일 가격에 비해 1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 역시 0.12% 내린 1배럴에 109.81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6월~9월 이집트 사태와 미국의 경기지표 개선에 따른 경기회복 전망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집트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진 8월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110달러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16일째 계속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후유증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이날 유가는 심리적 지지선인 1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 원유재고 증가..유가하락에 부채질
 
이 같은 국제 유가 하락은 미국 원유 재고 증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1일에 마감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는 전주대비 400만 배럴 증가한 3억745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말 이후 최고 수준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 300만 배럴 증가를 상회한 것이다.
 
미국의 오일 허브인 중서부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 역시 전주 대비 36만6000배럴 증가한 3298만 배럴을 기록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공급과잉을 우려한 것도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날 IEA는 내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외의 산유국에서 지금보다 하루 평균 130만배럴의 원유가 더 생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전망치는 120만배럴이었다.
 
타리크 자히르 타이체캐피털 펀드매니저는 "최근 몇 주 동안 원유 재고량이 예상보다 많았다"며 "오는 23일 발표될 18일 기준 원유 재고량 역시 예상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원유 수입 감소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은 9월 352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수준이다.
 
아울러 시리아와 이란 문제에 대한 우려가 감소한것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각됐던 '시리아 사태'는 시리아가 화학무기 해체 작업에 들어감으로써 해결됐다.
 
미국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둘러싼 제재 해제 문제 논의가 진전을 보였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란은 지난 15일과 16일 스위스 제네바에 열린 핵무기 개발 의혹을 풀기 위한 서방과의 협상에서  자국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불시 사찰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리차드 해스팅 글로벌 헌터 시큐리티의 스트래지스트는 "시장은 중동의 긴장감이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유가, 우려할 수준 아니야"..85~100달러 박스권 전망
 
국제 유가가 100달러 선 밑으로 하락했음에도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짐 티쉬 로우스 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유가 수준이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유가 하락의 큰 이유는 수요 때문이 아니라 공급 초과가 이유기 때문에 유가가 갑자기 50달러로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만약 유가가 배럴당 85달러 밑으로 떨어진다면 변화가 생길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통상적으로 85~100달러 레인지에서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그간 지정학적 리스크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유가가 앞으로는 경제 회복 속도에 의해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캇 셰필드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 CEO도 "향후 몇년간 유가는 배럴당 85~100달러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와 원유재고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유가의 하락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의견도 제기했다.
 
데니스 가트맨 상품 트레이더는 "향후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재할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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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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