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지시를 하고 있는 이충희 감독(가운데)과 동부 선수들.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이제는 이승준을 외곽으로 내보낼 생각입니다."
원주 동부 이충희(53) 감독이 변화를 예고했다. 이승준(204cm)-김주성(205cm)-허버트 힐(202cm)로 이어지는 '트리플 포스트'의 헐거움을 인정했다.
이 감독은 지난 22일 "이승준이 외곽 공격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내보내고 수비시에는 리바운드만 책임져 달라고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주성에게 힘들어도 골밑을 맡아달라고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동부는 이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종료 2초를 남기고 터진 김주성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85-8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동부는 높이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경기 내내 삼성에게 흐름을 내줬다. 특히 리바운드에서 24-30으로 밀린 것이 어려운 경기를 한 원인이었다.
동부는 이승준-김주성-힐로 이어지는 높이가 강점인 팀이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
그러나 시즌 초반인 현재는 의문부호가 따라 다닌다. 공격에서 이 셋은 자주 동선이 겹친다. 수비에서는 발이 느리다는 단점을 지적 받고 있다.
이충희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도 "이승준의 역할이 조금만 달라지면 힐과 김주성을 이용한 파생적인 (공격)방법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공격에서 세 명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고 수비에서는 이승준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함을 드러냈다.
이날도 김주성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했고 힐은 자신의 욕심이 앞서다 보니 무리한 공격을 하기도 했다.
이충희 감독은 결국 4쿼터에 힐 대신 키스 렌들맨을 내보했다. 힐은 아예 4쿼터에서 빠졌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힐이 자제를 못하고 무리해 실책을 5개나 저질렀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행히 렌들맨은 4쿼터에만 4득점에 리바운드 6개를 걷어내며 역전승을 도왔다.
김주성의 의견도 비슷했다. 김주성은 경기 직후 "공격에서 큰 선수 세 명이 빡빡하다"며 "감독님과 저희가 풀어야 할 마지막 퍼즐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높이가 높으면 리바운드라도 다 따내야 하는데 또 그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승준이 형이나 힐을 잘 이용해서 쉬는 법을 연구해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선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신중히 답했다.
동부는 현재 4승1패로 2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팀 리바운드는 평균 33개로 이 부문 6위에 머물러있다. 1위 SK(43.8개)와는 평균 10.8개가 차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