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전기 무단사용, 전력량계 조작 등 전기도둑질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예방하는데 앞장서야 할 지방자치단체와 군부대, 공공기관들도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 사실이 드러나 망신을 샀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오영식(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015760)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08년 이후 최근 6년간 도전(盜電) 건수는 1만0529건이며 위약금은 30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전 유형으로는 전기 사용신청을 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가 총 9663건(264억67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계기 1차측 무단연결 사용(525건, 20억5400만원), 계기조작(341건, 14억7300만원) 순이었다.
(사진제공=한국전력)
이 중 지자체 도전 현황을 보면 경북 경산시가 총 7억5100만원의 위약금을 물었고 경기도 남양주시가 6억1600만원, 경북 칠곡군이 5억400만원, 전남 영암군이 2억9900만원을 냈다. 지자체는 가로등 무단사용이 가장 많았다.
군부대는 부산 해운대의 OO부대가 8400만원의 위약금을 납부했고 강원도 강릉에 있는 OO부대는 5100만원, 부산 해운대 OO부대는 4500만원을 물었다. 군부대는 무단직결 사용이 대부분이며, 서울 영등포에 있는 공군복지단은 배수를 조작해 위약금을 냈다.
공공기관까도 도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도로공사는 2008년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해 4400만원의 위약금을 물었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400만원, 한국환경공단이 200만원, 인천경제자유구역이 100만원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6년 동안 도전에 따른 위약금 상위 20곳 가운데 11곳이 지자체로 파악됐으며, 이들의 위약금을 모두 합치면 34억6900만원이나 됐다.
오영식 의원은 "한전도 전기도둑을 막기 위해 고객의 연간·월별·일별 부화패턴을 분석해 자동위약탐지 시스템을 시행하고, 특별확인 검침, 계기순화시험, 일제조사 등 현장관리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위약금도 기존 3배에서 5배로 올렸지만 도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이어 "국민에 신뢰를 받아야 할 공공기관이 전기를 몰래 훔쳐 쓰는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한전은 도전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현장관리와 위약금 증액 등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