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황민규기자] 삼성전자가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분기별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기까지 일등공신은 단연 모바일이다. 반면 4분기에는 스마트폰 성장세가 다수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상 최대 실적을 매 분기 갈아치우고 있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도 기록 경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현준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IM) 상무는 2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노트3 출시로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전체 스마트폰이 10% 중반대, 태블릿 판매량은 20% 중반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4분기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한자리수 초반대 성장세를, 태블릿은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전체 휴대폰 판매 중 스마트폰 비중이 70%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균판매단가(ASP)도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마케팅 비용의 증가도 있을 전망이다. 김 상무는 "4분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적정수준에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 3분기의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연말 인위적인 재고 조정은 없을 예정이다. 그는 "시장 수요에 맞게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세계 최고의 공급망관리(SCM)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재고 조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노키아 합병과 블랙베리의 사업 청산 등 업계 변화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시장변화에 잘 대응해 가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가전 부문에서는 울트라HD(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동구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연말 성수기 진입과 내년 월드컵 효과로 시장 수요는 3분기보다 높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업체간 대형TV·UHD 등에 대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60인치 이상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전 지역 성수기 프로모션 기회 등을 활용하는 등 시장 특성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다.
다만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 상무는 "경기 영향으로 생활가전의 저상장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수익성 제고 전략을 우선으로 해서 고부가 제품 확판과 보급형 모델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내년 낸드플래시 시장의 경우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공급은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내년에는 비정형화된 정보 처리를 위한 빅데이터 서버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전체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또 UHD TV·고화질 스마트폰 등으로 낸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 상무는 이어 "투자비 대비 생산 전환이 문제가 돼 비트그로스는 제한적"이라며 "내년 수요는 공급에 의해 조절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4분기에는 국내외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시설투자로 9조원을 추가 집행할 계획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상반기에 9조원을 시설 투자한 데 이어 3분기까지 총 15조원을 집행했다"며 "올 한 해 시설투자에 24조원을 투입하기로 밝혔던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D램 공정과 20나노급 공정 전환뿐 아니라 연구소 건립 등에 투자하고, 중국의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과 쑤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