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3분기도 부진..전기료 개편에 '전전긍긍'(종합)

계절적 비수기에 7~8월 설비 대보수 실시..생산량, 판매량 모두 급감

입력 : 2013-10-25 오후 2:47:51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포스코(005490)에 이어 현대제철(004020)도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이끄는 양사가 개운치 못한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철강업계의 계절적인 비수기인 데다 하절기 정부의 강력한 절전정책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생산량과 판매량이 모두 급감한 탓이다. 고로 비중이 높은 포스코와 달리 전기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은 하절기 대보수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실적 하락의 직격탄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4분기에는 9월 완공된 3고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부문의 인수·합병 호재가 더해지면서 내년부터는 영업과 재무, 두 분야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낙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제철은 25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2048억원, 영업이익 16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 29.3%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원화강세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한 323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단독으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0.7%, 31.3% 감소한 3조415억원, 영업이익 156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는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과 7월과 8월 하절기 설비 보수가 집중되면서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28만톤 가량 감소하는 등 전체적인 수급 상황이 악화됐다.
 
현대제철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었던 봉형강의 경우 원재료인 철스크랩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약 17만톤 정도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설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철근의 경우 지난해 3월 톤당 84만1000원에서 올 8월 72만원으로 17개월간 단 한 차례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하락을 부채질했다. 저가 중국산 철강 제품의 물량 공세가 강화되면서 형강류의 해외수출도 부진했다.
 
다만 지난 8월 자동차용 열연강판의 톤당 평균 판매단가를 3만원가량 인상하면서 손실폭을 일부 줄일 수 있었다. 열연강판은 현대제철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한편 4분기에는 전체적인 생산량과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폭에 따라 실적 개선폭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에는 본격적인 3고로 가동에 따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70만톤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철스크랩 등 원재료 투입 원가는 유지되는 가운데 판재류 가격 인상으로 롤마진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반면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전기로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전기 다소비 업종으로, 전기요금은 평균 철강제품 원가의 약 7~8%를 차지한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에만 8000억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최근 2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25% 이상 인상됐으며, 정부는 현재 전기요금 체계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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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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