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상관의 성관계 요구를 견디다 못해 자살한 육군 15사단 소속 오 모 대위의 죽음을 놓고 여여가 한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25일 각각 성명서를 통해 오 대위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군대 내 성범죄 처벌 강화와 건전한 군대 문화 확립 마련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요구했다.
먼저 민주당 전국여성의원들은 "자살한 여군의 유서를 통해 상관의 성관계 요구 및 성추행, 폭언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음이 밝혀졌다"며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는 사건이 벌어진 데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들은 "<2012년 여군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군의 11.9%가 최근 1년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며 "주변의 여군이 성희롱 피해를 겪는 것을 인지한 응답자는 41.3%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실제 군내 성희롱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을 것이란 사실을 추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보고서에 따르면 성희롱과 성 군기 위반 행위가 벌어졌을 때,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고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성희롱 행위가 군 당국으로의 신고나 여성고충상담관 및 인권상담관과의 상담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며 "이번 자살 사건, 임신 여군 과로사 사건 모두, 군 당국의 조사가 아닌 부모의 제보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군 당국이 여성 인권에 대한 개선 의지를 가지고 나선다면, 이번 여군 자살과 임신한 여군의 과로사 사건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두 여군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들은 나 몰라라 한 국방부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소속 의원들(사진=장성욱 기자)
새누리당은 역시 민현주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군의 성 기강 문란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많다"며 "군의 성범죄 건수는 각급 부대에 여군들이 늘어나면서 2009년 263건, 2010년 338건, 2011년 426건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민 대변인은 "더 심각한 문제는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비하다는 점"이라며 "특히 여군들 사이에서는 군 간부들의 성범죄를 신고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에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군대 내 성범죄 근절은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방부는 반드시 이번 사건을 끝까지 추적, 수사해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길 촉구한다"며 "군 내 성인지 및 성폭력 예방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성범죄가 뿌리 뽑힐 수 있는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