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성시대..자동차도 '휘청'

입력 : 2013-10-25 오후 4:48:42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전자만이 웃었다. 24일과 25일에 집중된 3분기 실적발표 결과 대다수 기업들이 부진을 보인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가히 삼성전자 나홀로 독주다. 이면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국가경제의 편중성 심화와 여타 산업의 침체가 숨겨져 있다. 같은 모바일 산업을 영위하는 LG전자는 3분기 해당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고, 팬택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삼성전자(005930) 착시효과에 가려 위기의 본질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무엇보다 대내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황 역시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환율마저 비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해외시장에서의 출혈경쟁도 한층 심화됐다.
 
대한민국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005490)는 5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 재진입에 실패했다. 매출액 15조15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38.0% 급감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수요 부진과 판가 하락, 원료가격 상승, 전력수급 비상에 따른 감산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S-Oil(010950)도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 8조1200억원, 영업이익 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95.1% 추락했다. 정제마진 감소와 환율 급락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대우인터내셔널(047050)도 마찬가지다. 매출액 4조500억원, 영업이익 2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 36.0% 줄었다. 주력 품목인 철강제품 마진이 축소된 탓이 컸다. 원유·가스 등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자원개발 사업 손실도 늘었다.
 
삼성SDI(006400)도 정보기술(IT) 업계의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매출액 1조2966억원, 영업이익 292억원, 당기순이익 11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7%, 66.3% 급락했다.
 
삼성전기(009150)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 2조1182억원, 영업이익 164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2분기 대비해서는 26.0% 줄었다. PC와 TV 시장의 성장세 둔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7% 반토막 났으며, 현대제철(004020) 영업이익도 31.3% 감소했다. LG화학(051910)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었고,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74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호석유(011780)화학·OCI(010060) 등도 3분기 적자를 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영업이익 2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직전 분기였던 2분기 비해서도 28.1% 감소했다. 조선업이 경기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3분기 성적표는 뼈 아팠다.
 
LG전자(066570)의 3분기 성적은 휴대폰 부진과 TV의 선전으로 요약된다. 매출액 13조8900억원, 영업이익 21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4.6%, 27.0%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4.0%, 9.0% 줄었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 휴대전화 사업이 꼽혔다.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2에 대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수익보다는 시장점유율 확대에 경영 방점을 찍었다고는 하나 손익분기점마저 맞추지 못하면서 다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전차군단'(전기전자·자동차)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현대차(005380)도 이 기간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시장 예상치에 아슬아슬하게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 20조8200억원, 영업이익 2조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 직전 분기였던 2분기와 비교하면 10.2%, 16.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9.6%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가 무너졌다. 노조가 임금·단체협약 기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데다 특근마저 거부에 나서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추석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도 부진에 한 몫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사진=황민규기자)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이노텍 정도만 웃음을 보였다. 양사 모두 호실적의 배경에는 스마트폰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모든 부문에서 사상 최고 성적을 내놨다. 3분기 매출액 59조800원, 영업이익 10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2%, 26.0%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25.6% 증가한 8조2447억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이 건재함을 과시했고, 치킨게임을 끝낸 반도체가 과거의 위상을 회복한 덕이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IM과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다만 간판인 가전의 부진은 부담이다.
 
LG이노텍(011070)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놨다. 영업이익이 7분기 연속 흑자세를 이어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955억원, 5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0.8%, 110.7% 급증했다. 주요고객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과 LG전자의 G2에 힘입은 모바일 부품이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재계 관계자는 "3분기 국내총생산이 1%를 넘으며 2분기 연속 1%대로 올라서는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 체감도는 다르다"며 "경제 여건을 반영해 유연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환율이나 국내외 정치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히는 기업이 대부분이지만 경기 침체에 경제민주화 등 반기업적인 정서가 더해지면서 경영 환경이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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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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