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숙원 이루나..진해 새 야구장 투·융자심사 통과

입력 : 2013-10-25 오후 5:55:57
◇창원시가 새 야구장의 부지로 확정한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 전경. (사진제공=창원시)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입지 문제로 많은 논란을 낳은 경남 창원시 진해 신축 야구장 건립 계획안이 정부의 지방재정투융자심사를 드디어 통과했다. 3월과 7월에 이어서 3수 만이다.
 
창원시는 "새 야구장 건립 계획안이 지난 24일 개최된 안전행정부의 '제3차 지방재정투융자심사'의 승인 결정이 났다"고 25일 밝혔다.
 
새 야구장 입지가 진해구 옛 육군대학 터로 결정된 이후 창원시는 국비지원을 위해 해결해야만 하는 안전행정부 투융자 심사의 문턱을 두 차례 연속 못 넘으며 난관을 맞았다. 하지만 이번 통과로 창원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심사를 통과한 새 야구장 건립 계획안의 건축 부지는 옛 육군대학 부지 8만8000㎡, 연면적 5만2000㎡이다. 규모는 부결된 지난 2차 심사 당시의 축소요구를 반영한 2만2000석(고정좌석 1만8000석·잔디석 4000석)이다.
 
사업비는 총 1078억원(국비 250억원, 도비 200억원, 시비 628억원)이 순차적으로 투입되며, 사업기간은 오는 2016년까지 3년간이다.
 
다만 이번 통과는 선행 조건 3가지를 충족한 후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조건부 통과'다.
 
안전행정부는 선행 조건으로 ▲국비지원 신청관련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 사전절차 이행 ▲야구장 위치관련 실사용자인 NC 야구단과의 합의노력 ▲실시설계 완료 후 계약체결 이전에 2단계 심사의 이행 등을 내세웠다. 다시 평가를 받아야 착공 가능하다.
 
◇3수 끝에 성공..큰 불 껐다
 
창원시 입장에서는 일단 큰 불을 끈 셈이 됐다.
 
우선 '조건부'이긴 하나 두 차례 연속 통과되지 못한 심사 과정에 처음 긍정적 신호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발표는 보는 시각에 따라 정부가 건립계획의 타당성을 인정한 것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
 
이용암 창원시 새야구장건립사업단장은 "이번 통과는 통합 창원시가 합리적으로 준비한 새 야구장 건립사업의 타당성을 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봐도 된다"며 "소모적인 갈등은 이제 멈춰야 한다. 창원시도 야구계와 대화의 문을 적극 열겠다"고 말했다.
 
실제 창원시는 이번 통과를 통해 야구계와의 갈등 해소를 적극 갈망하고 있다. '입지 문제' 외에는 모든 사안에 대해 대화할 것이란 의미다.
 
 
조철현 창원시 행정국장은 "NC다이노스가 시민결속과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겠다"고 밝혀 설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창원시는 국내 프로야구 주관 기구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창원시가 연고지인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이밖에 스포츠 전문가와 시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야구장건립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야구장의 설계부터 준공까지 자문 역할을 하도록 취할 방침이다.
 
◇창원시 "입지 외에는 문을 열 것" vs. 야구계 "조건부 통과다"
 
하지만 과연 창원시가 야구계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KBO와 NC가 "'진해 야구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NC 관계자는 "투융자 심사통과와 무관하게 야구장 입지가 잘못됐기 때문에 진해 야구장이 지어져도 야구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안행부는 문제가 있으니 구단과 대화를 해보라는 의미로 그런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심사 결과의 '조건부'라는 표현에 창원시와 야구계가 각자 해석을 달리하는 모양새다.
 
창원시는 "야구장 건설을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이 충족됐으니 야구계 측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짓겠다"는 입장이나 야구계는 "이번 발표는 결국 '조건부통과'로 긍정적 의미를 둘 가치가 없으며, 야구장이 진해에 건립되도 진해에서 경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조건부 추진사업'이란 표현이 맞다. 엄밀히 말하면 통과는 아니다"라며 "최종 통과를 위해서는 조건을 모두 이행하고 재심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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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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