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갈등 더 부추긴 총리 대국민 담화

與 "적절한 시기 담화 발표" VS 野 "한심한 시국인식..대통령 나와라"

입력 : 2013-10-28 오후 3:37:29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는 여야 협력의 계기가 되기는 커녕 야당의 공세에 기름만 부은 셈이 됐다.
 
28일 정 국무총리는 '경제와 현안에 대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 담화문에서 “중요한 시기에 아직도 대선과정에 있었던 국가정보원 댓글과 NLL관련 의혹 등으로 혼란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행정부를 통할하는 총리로서 매우 안타깝다”며 여야가 대립을 멈추고 정부의 경제 활성화 법안 통과를 요구했다.
 
정 총리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실체를 밝히겠다고 다짐하며 민주당 등 야당은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정 총리가 적절한 지적을 했다고 호응했다.
 
유일호 대변인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불필요한 정쟁으로 인해 각종 민생 현안이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총리가 적절한 시기에 담화를 발표했다고 평가하며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정 총리의 담화가 불리한 정국의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국정원, 국방부, 국가보훈처, 경찰청 등 ‘3국 1경’이 총체적으로 불법 대선개입에 나서고, 국정원 수사에 대한 외압과 검찰총장, 수사팀장 찍어내기 등 정국이 파탄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총리가 보여준 안이한 시국인식은 한심한 수준”이라며 담화 내용을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대통령이 직접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엄정한 중립성을 천명하고 재발방지 의지를 보여주길 간절히 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정의당은 정 총리 담화가 국민을 우민화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은 “수만건에 달하는 SNS상의 불법 대선 개입 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그 내용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위한 활동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도움받지 않았다’는 동어반복을 총리까지 나서서 확인시키려 든 오늘 담화는 잘못된 이야기도 반복 학습시키면 동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민화 정책의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정원 사건의 진상 규명 다짐의 진정성도 의심했다.
 
이 대변인은 “채동욱 총장, 윤석열 수사팀장을 모두 찍어내고 청와대의 권력 핵심부인 김기춘 실장이 개입된 김진태 총장 체제 아래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 믿는 국민은 더 이상 없다”고 지적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좌)정홍원 국무총리(가운데)김한길 민주당 대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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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