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부활..삼성전자 이어 하이닉스도 '날개'

삼성전자 영업익 10조, SK하이닉스도 악재 뚫고 최대실적

입력 : 2013-10-29 오후 4:29:43
◇SK하이닉스 청주공장.(사진=SK하이닉스)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반도체가 부활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마저 날개를 달며 3분기 전체산업 부진 속에 나홀로 빛났다.
 
고진감래였다. 오랜 불황의 늪은 생존을 담보로 한 치킨게임을 낳았고, 이는 결국 공급자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며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통해 크게 웃을 수 있었던 이유다.
 
지난 25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의 약진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의 대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2개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신기록을 세웠다.
 
29일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4조840억원, 영업이익 1조164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5% 증가했으며, 전 분기에 비해서는 3.8% 늘었다. 매출액이 사상 최초로 4조원을 돌파한 데는 D램 가격의 급등세와 낸드플래시 수요 강세로 출하량이 큰 폭으로 상승한 덕이 컸다.
 
무엇보다 이번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중국 우시공장 화재라는 악재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화재 여파로 지난 2분기 실적에 다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견조한 D램 수요와 가격 상승세, 공정전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이후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9%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분기보다도 1%포인트 더 높아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보다 무려 8%포인트 가량 높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사업장.(사진=삼성전자)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1.1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모리 사업부에서만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가장 큰 효자는 역시 D램이었다. 20나노급 공정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서버향 D램 판매가 호조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최근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 화재로 3분기 막바지 D램값이 큰 폭으로 급등한 것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D램 평균거래가격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1.53~1.58달러) 안정세를 보이다가 9월 우시공장 화재 여파로 1.72달러로 크게 상승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LSI 부문이 아직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애플향 파운드리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자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의 채택률이 낮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특히 협력사이자 경쟁자인 퀄컴의 통합 칩셋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SK하이닉스도 걱정은 있다. 4분기 출하량 감소와 주력 제품인 D램 판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상존하고 있다. 또 중국 우시 라인 정상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생산이 아직 100% 상태로 끌어 올려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D램 출하량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의 경우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경기도 이천 공장의 낸드 라인을 D램으로 돌리면서 낸드 부문에서 출하량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에는 매출,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는 최근 가격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PC, 서버용 D램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 수요에 대처할 계획을 표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에는 노트북과 태블릿을 결합한 '투인원(2-in-1) PC'와 서버 시스템용 D램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함에도 이들 양사의 실적은 빛이 난다. 해외 반도체업체와 비교하면 두 기업의 실적 퍼레이드가 더욱 부각된다. 엘피다와 합병한 마이크론은 올 4분기 매출(6월~8월)이 28억4300만달러(한화 3조147억원)에 영업이익 2억700만달러(한화 2195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3%다. 대만의 메모리업체 난야도 영업이익률 4.8% 수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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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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