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앞으로 다가온 소치동계올림픽, 선수들의 출사표는?

입력 : 2013-10-30 오후 1:11:26
◇'2014 소치동계올림픽 D-100 미디어데이'. (사진=이준혁 기자)
 
[태릉선수촌=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 기록인 종합 5위를 뛰어넘기 위한 선수들의 출사표는 결연했다. 부상을 이겨내려는 노력도 느껴졌고 은퇴를 준비하는 노장의 투혼도 보였다.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고, 함께 연습하는 동료끼리 화목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대한체육회는 30일 오전 태릉선수촌(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챔피온하우스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 D-100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설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들의 각오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모태범, 이규혁, 이상화, 이승훈(이상 스피드스케이팅), 김아랑, 노진규, 박승희, 박세영, 신다운, 심석희(이상 쇼트트랙), 김연아(피겨스케이팅) 등 한국 동계스포츠의 주요 선수와 김정행 대한체육회(KOC) 회장 등 다수 임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면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모태범-이승훈 "이상화가 메달 딸 것"..이상화 "열심히 하겠다"
 
스피드스케팅에서는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의 위업을 앞둔 이규혁(35)와 젊은 선수들인 이승훈(25), 모태범(24), 이상화(24)가 함께 참석해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취재진은 메달을 기대할만한 선수를 질문했다. 이에 모태범과 이상훈은 주저하지 않고 이상화를 거론했다. "옆에서 보면 (이)상화가 틀림없이 메달을 딸 것"이란 모태범의 확신찬 답변에 이승훈은 "(이)상화는 거의 확실하다. (모)태범이도 메달권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상화는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500m와 1000m에 출전한다. 이중 500m는 세계 기록(36초80)을 갖고 있고, 월드컵 최근 8회 연속 우승의 위업도 쌓았다.
 
하지만 아직 1000m는 세계 정상은 물론 메달권 진입도 쉽지 않다. 다만 지난 9월 열린 캐나다 대회에 나서 한국 신기록(1분13초66)을 수립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500m에 집중하고 1000m에도 출전한다'는 계획을 세운 이유다.
 
이상화는 "이승훈 선수 경기가 먼저 있는 것으로 안다. 메달은 거기서 먼저 나올 것"이라며 "두 선수가 지목한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쑥스럽다는 듯 답했다.
 
이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부담과 기대가 동시에 커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부담도 즐기면 내게 플러스가 될 것 같다. 크게 신경쓰지 않고 훈련에만 열심히 집중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히며 "1000m는 상위권 근접이 목표다. 순위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규혁은 후배 선수들의 다정다감한 이야기를 경청하다가 "세 명 다 경기력도 좋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 같다. 다들 속마음은 금메달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선배로서 말하자면, 나를 빼고는 모두 좋아보인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규혁은 이 자리에서 은퇴 가능성을 밝혀 관심을 보았다. 이규혁은 "마지막 올림픽이란 전제로 '은퇴 후 마음을 어떻게 추스릴까'를 생각하며 준비 중"이라며 "이번 대회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하지만 이전보다 여유있는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이상화, 이규혁, 이승훈, 모태범. (사진=이준혁 기자)
 
◇'올림픽 노골드' 부진을 씻는다..쇼트트랙 대표팀
 
쇼트트랙은 지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아무 선수도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같은 '노골드 수모'를 씻어내려는 선수들의 의지는 각별했다.
 
박승희는 밴쿠버 대회 당시에 동메달만 2개(1000m, 1500m) 따냈다. 하지만 3000m 계주를 치르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넘고도 잘못된 심판판정 때문에 중국에 금메달을 넘긴 아픈 기억이 있다. 중국 대표인 판커신의 무리한 플레이에도 오히려 박승희에게 실격을 줬던 의문의 순간이다.
 
박승희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계주에 대한 애착이 있다"며 "함께 하는 조해리와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당시 한을 씻고 싶다"고 말했다.
 
'월드컵 최근 8회 연속 금메달' 위업을 세우며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심석희의 출사표도 남달랐다.
 
심석희는 "첫 올림픽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올림픽에 나서면 오히려 더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부담감을 덜 갖고 임할 생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중요한 이번 대회에 더욱 단단히 준비 중이다. 단거리적 부분과 레이스적 부분을 생각하며 훈련중"이라고 덧붙였다.
 
'남자 에이스' 신다운은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 훈련 중이라며 좋은 성과가 내겠다고 말했다.
 
신다운은 "옛말에 한번 실수는 병가지 상사라고 했다. 이번 실수를 잘 극복하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월드컵에서 안현수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우리도 레이스 방식을 연구하는 등 (안현수에 대한) 많은 대비를 하고 있으니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연아. (사진=이준혁 기자)
 
◇김연아 "부상 회복은 70%정도..하지만 점프 연습도 가능"
 
선수 은퇴를 준비 중인 '피겨여왕' 김연아(23)도 이날 오랫만에 공식 석상에 나섰다. 김연아가 취재진과의 공식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6월 23일 열린 아이스쇼 이후로 130일 만이다.
 
김연아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부상의 회복 정도에 대해 "계속 운동을 해야 하기에 통증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점프 연습도 소화 가능한 상태"라고 답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검사 도중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부상이 밝혀졌고, 6주 정도의 치료 기간이 필요할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이어 "대회를 나가려면 점프만 할 수 있다고 준비가 다된 것은 아니다. 경기에 나갈 정도의 체력도 준비돼야 한다. 전체적인 체력, 컨디션 등 종합적으로 70% 정도 회복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와 향후 훈련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훈련을 계속해왔다. 소치동계올림픽 전에 출전 가능한 대회를 고민 중이다. 12월 중 열릴 한 대회를 출전할 것"이라며 "그동안 훈련을 완전히 쉬지는 않았다. 계속 (훈련을) 했다. 부상 때문에 채우지 못한 부분은 다른 형태로 채워왔다. 이전처럼 똑같이 준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이듬해 2월14~23일 러시아 소치에서 진행된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동계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120명 안팎의 선수단을 출전시켜 캐나다 밴쿠버 대회 당시 기록(종합 5위 :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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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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