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아들에게 서울 평창동 빌라를 불법증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아들이 스스로 번 돈에, 미국에 있는 아들의 이모들이 도움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은행의 외환 송금 내역 확인서를 제출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선 "가능하면 하겠지만 장담할 수 없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오전 회의에서 유 위원장에게 "2008년 8월30일 아들이 28살 때 3억이 넘는 재산을 취득했다"며 돈의 출처를 따져 물었다.
유 위원장은 이에 대해 "아들이 그동안 저축한 돈과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에다가 미국에 살고 있는 이모 3명이 도움을 줬다"고 해명했다.
우 의원이 이에 대해 "아들의 학자금은 유 위원장이 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집에 대해선 이모들의 책임을 말하고 있다"며 "한국에 사는 아버지가 교수인데, 미국에 사는 이모들이 집 구입 자금을 지원해주는 게 가능하냐"고 따져물었다. 유 위원장은 우 의원의 질의에 "저희 같은 경우는 그렇게 됐다"고 답했다.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사진=장성욱 기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오후 질의에서 한국은행에 문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은행이 1000달러 이상의 외환을 보고하는 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며 "송금을 받았다면 거래 DB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가족의 경우도 본인이 위임만 하면 가능하다"며 "이 부분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유 위원장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안 의원의 요구에 "단 시일내에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야당 간사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이에 "불가능하다는 판단은 누가하나"며 "안민석 의원이 한국은행에 확인 가능하다는 답변을 이미 받았다는 거다"고 반박했다. 유 위원장은 이에 "집 경제권을 담당했던 집사람이 사망했기 때문에 확인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이 "이모되는 사람이 (돈을) 보낸 것 아닌가"라고 묻자, 유 위원장은 "은행을 통해서 보낸 건지, 미국에서 받았는지, 한국에서 받았는지 모른다. 현금으로 받은 건지, 송금으로 받은 건지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우원식 의원이 유 위원장의 답변에 "아들한테 물어보면 될 것 아닌가. 안 의원 얘기대로 받은 계좌를 확인할 수도 있고, 5만달러 이상이 송금되면 외환관리법에 의해 그 돈을 뽑을때는 사용계획서를 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유기홍 의원이 "자료 제출 의사가 있나"고 물었다. 유 위원장은 "가능하면 하겠다"고 답변했다.
유기홍 의원이 "아드님이 받았든, 사모님이 받았든 5만달러 이상이면 사용계획서가 있어서 두 분 이름 검색하면 나올 것이다. 또 아드님을 통해서도 어떻게 된 것인지도 확인 가능하다"며 "두 가지 방법을 통해서 확인하는데 동의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유 위원장은 이에 "즉시 확인하는 방안에 노력하겠다"면서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안민석 의원이 재차 "지금 시간(오후)이면 아드님이 미국에 계시니 괜찮은 시간이다. 지금 전화해서 요청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안 의원에게 "아들이 자는 시간이라 깨울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