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보훈처의 국내 정치 개입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31일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이 보훈처가 이념 대결을 벌이는 곳이냐고 질문하자 박 처장은 "국내 이념대결 상황에서 국민들을 올바르게 교육해서 국가 유공자들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되게 하는 것이 보훈처의 업무다"라며 "이념 대결을 승리할 수 있도록 업무를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박 처장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불법 대선 개입을 인정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기식 의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기관장이 보훈처가 이념대결을 주된 업무로 가지고 있다는 말을 하는 걸 어떻게 보냐?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지난 증언을 스스로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박 처장이 지난해와 올해초 한 강연 내용을 근거로 박 처장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했고 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왜곡된 안보 교육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처장은 지난해 가락호텔에서 열린 국제외교안보 포럼에서 "올해는 대한민국 운명이 결정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해다"라며 "우리 국민이 한미 동맹 중시하는 세력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남북 공조를 중시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여기에 국가 미래가 걸려있다"고 발언했다.
또 올해 초 호국보훈 안보단체 강연에서 "작년 1년 동안 수고 많이 했다. 그 성과가 지대했다. 뜻하는 바를 이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박 처장의 발언이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지지하고, 박 후보를 당선 시키기 위해 보훈처가 활동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 처장이 특정후보 지지 하지 않았고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증언은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였다.
코너에 몰린 박 처장은 "나와 강 의원 중 누가 거짓말을 하는 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승춘 보훈처장(사진=장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