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제 원두가격이 하락했음에도 RTD(Ready To Drink) 커피 제조사들이 음료가격은 낮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1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7.7% 오르는 동안 동서식품의 '티오피'는 약 20%,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는 약 30% 가격이 올라 가격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고급 원두커피에 사용되는 아라비카 원두의 가격은 2011년 최고로 높았던 이후 줄곧 내려 올해 현재 최고가와 비교해 45~48% 하락했다.
롯데칠성음료와 동서식품은 각각 2007년 4월, 2008년 6월 출시 이후 원두가격 등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지만, 최근 원두가격 하락에도 인건비, 물류비 등을 이유로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제조업체는 제조원가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아 원두가격이 내리더라도 제품가격을 인하하기 어렵다는 견해다.
협의회 관계자는 "원두가격의 시세에 따라 제품가격이 오른 것은 원두가격 인상이 중요한 가격 인상의 요인이 된 것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가격 인하의 여력이 없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부재료비가 많이 올랐다는 업체의 의견에 따라 올해 8월 제품의 포장비용에 포함되는 알루미늄 캔의 생산자 물가지수를 확인해보니 2010년 이후 5% 수준으로 인상됐다.
특히, 원두가격 기준 프리미엄 제품과 레귤러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같은 용량에서 롯데칠성 칸타타는 레쓰비 마일드보다 2.33배, 동서식품의 티오피 더블랙은 맥스웰하우스 오리지날보다 2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근 아라비카 원두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레귤러 커피에 사용되는 저가 원두인 로부스타와의 가격 격차가 많이 줄어 프리미엄 커피는 충분히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커피 원액이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면 레귤러 커피와 비교했을 때 프리미엄 커피가 원가 기준 지나치게 고가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업체들은 고급화를 가격 인상의 빌미로 삼지 말고 적정한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티오피'. (사진제공=동서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