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동부의 (오른쪽)김주성.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최강 높이를 자랑하는 원주 동부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충희 감독이 이끄는 동부가 예상을 뒤엎고 4연패에 빠졌다.
강력한 수비와 짜임새 있는 공격이 동부에게서 사라졌다. 과거 '동부산성'의 명성이 퇴색됐다.
동부는 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은행 프로농구 1라운드 울산 모비스와 경기에서 70-82로 졌다. 동부는 4승5패로 7위에 내려앉았다.
김주성이 무릎 부상으로 이날 명단에서 빠졌다. 동부에겐 뼈아팠다. 그러나 그게 동부 연패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김주성이 빠진 동부의 3-2 드롭존은 헐거웠다. 모비스는 45도에서 끊임없이 골밑에 공을 넣으며 이 수비를 벗겨냈다. 과거와 같은 그물망 수비는 볼 수 없었다.
다행히 두경민의 반짝 활약으로 동부는 체면치레를 했다. 두경민은 이날 29분을 뛰며 15득점 5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올렸다. 그가 팀 공격의 선봉 역할을 했다.
하지만 비시즌 동안 몸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신인이 언제까지 이 같은 결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두경민의 상승세도 언젠간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한 프로농구 관계자는 최근 신인들의 활약을 두고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무리할 경우 부상 우려가 있다"면서 "쉽게 말해 비시즌에 체력을 벌어두고 시즌에 그걸 써야하는데 신인들은 벌어둔 게 없다"고 꼬집었다.
동부에는 궂은일을 해주는 선수가 없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도 심하다. 벤치 멤버가 들어오면 그대로 조직력 문제가 불거진다. 김주성이 맘 놓고 쉴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나오는 턴오버(실책)가 동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동부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턴오버 13.4개로 이 부문에서 불명예스런 1위에 올라있다.
특히 4쿼터 승부처에서 이런 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다. 4쿼터에만 평균 3.8개의 턴오버를 저지르고 있다. 3쿼터까지 엇비슷하게 가다가 4쿼터에서 내준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7일 전자랜드전과 30일 KCC전에서 그랬고 이날 모비스와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주성(205cm)-이승준(204cm)-허버트 힐(202cm)의 공존은 아직도 미지수로 남았다. 계속 손발을 맞춰나가야 할 상황에서 김주성의 부상은 전력누수다.
이충희 감독은 "이승준을 외곽으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시즌 초반에 밝혔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가동도 못해보고 있다.
동부는 오리온스(3일), KCC(6일), LG(9일)를 만난다. 김주성의 복귀 전까지 쉽지 않은 일정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