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한국 권위주의 회귀, 사실 아니다"

"한국은 민주주의 성공한 모범사례..정치적 공세일뿐"

입력 : 2013-11-03 오후 1:39:18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에서 한국이 권위주의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르 피가로’는 박 대통령의 해명과 함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인터뷰 마지막에 첨부했다.
 
‘르 피가로’는 현지시간 2일 박 대통령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박 대통령은 공약 파기 논란과 권위주의 체제 회귀 비판에 대한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권위주의로 돌아간다는 주장은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모범적 국가 모델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야당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이를 권위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로지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노인들은 젊은 시절 가족을 위해 일했지만 자신의 노후생활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초연금제 도입을 공약했고 기본취지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인터뷰 마지막에는 ‘몰래 꾸며진 선거(Une ténébreuse affaire électorale)’라는 소제목으로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논란이 실려있다.
 
‘르 피가로’는 박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정보 기관이 개입한 것과 연루됐다는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며, 국정원이 대선기간 동안 박 대통령을 지원했고 트위터에 최소 5만5000건의 트위터 메시지를 전송했다는 것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박 대통령이 불법 대선개입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정상회담을 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 남북관계 발전이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김 위원장을 언제라도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단순히 회담을 위한 회담이나 이벤트성 회담은 지양한다”며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개성공단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은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상호신뢰를 위한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의 단순 재가동이 아니라, 공단 정상화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약속을 깨고 계속 합의를 지키지 않아 신뢰하기가 어렵지만, 상식과 국제적 규범이 통하는 남북한 간의 새로운 관계 틀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평양은 외국 투자가들을 찾고 있는데, 외국 투자가들은 남북한 간에 진정한 신뢰가 있을 때에야 북한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사진=청와대)
 
북한이 핵무기•미사일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건 불가능한 환상을 쫓는 것이다.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굶주림이나 삶을 외면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런 식으로 계속한다면 내외부의 난관에 봉착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소련은 핵무기가 없어서 무너진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어떤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우린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내 어머니(육영수 여사)가 북한에 의해 살해된 것은 내 인생을 바꿨다”며 "모친의 희생을 기리는 방법은 비극적 상황(북한 인권 침해•DMZ 군사 분계선)을 끝내고, 평화통일과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이런 정신이다”라며 “이런 노력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일원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은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는 가까운 이웃이다”라며 “우린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지만 일부 일본 정치인들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의 과거사 청산 방식을 예로 들며 "일본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지금과는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 순방의 첫 방문지로 프랑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프랑스의 6.25전쟁 참전 등 긴 협력 관계와 자신의 프랑스 유학 경험을 거론했다.
 
또 프랑스가 “프랑스 방문이 상호협력 관계에서, 특히 과학 분야와 정보기술(IT), 산업과 문화의 융합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믿는다"며 창조경제 연관성을 언급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가 EU에 유리하게 맺어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최근 한국의 유럽 수출이 감소한 건 사실이지만, 이는 유럽 경제의 침체 때문이다”라며 “유럽 경제가 회복되면 한국의 수출과 경제도 활성화 되는 윈-윈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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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