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A씨(45세)는 요즘 딸 아이와 같은 브랜드의 화장품을 쓴다. 물론 사용하는 제품은 다르다. 딸은 여드름용 화장품을 쓰고, 자신은 주름개선, 탄력 라인을 사용한다. 싼 값에 품질을 의심했지만 피부에 잘 맞고 만족감이 높아 팔자주름 패치, 앰플, 아이크림 등 여타 기능성 제품들도 추가로 구매했다.
길거리에 무수히 많은 저가 화장품 매장들. 과거에는 주로 10~20대들이 화장을 처음 시작할 때 가는 곳이었지만 이제 더이상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드름 라인의 기초, 저렴한 색조 등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뿐만 아니라 고보습, 안티에이징, 한방 라인 등 중년여성들을 위한 제품들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한방·고기능성 안티에이징 라인 강화
주요 저가화장품 회사들은 한방, 고기능성의 안티에이징 라인에 주력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자연 발효 라인 '스밈', 한방 라인 ‘명한 미인도 천삼송이’ 등으로 중년 여성층을 공략한다.
엄선된 한방 약재를 9번 찌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원료의 미용 효과를 극대화하고 독성을 최소화한다는 ‘구증구포 포제법’을 사용해 효과를 높였다. 최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전문브랜드 더골든샵을 론칭해 본격적인 중장년층 마음잡기에 나섰다.
미샤도 기능성 안티에이징 라인 `타임 레볼루션 화이트큐어', 한방화장품 `미샤 금설` 등을 론칭했다.
명품 브랜드 투미 제품부터 고보습, 고농축의 한방제품까지 안티에이징 제품을 회사 메인으로 내세웠다. 미샤 금설 라인의 모델도 40대 배우 박주미를 기용했다.
이니스프리도 '제주 콩으로 만든 자연발효 발효콩', 퍼펙트 리페어 스킨 90 등 고보습 안티에이징 라인을 론칭했다.
<사진 출처=미샤CF>
◇중장년 여성..화장품 업계 큰손
이같은 변화는 '중년여성을 잡아야 매출이 오른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대표주자 미샤의 경우 중장년 층을 겨냥한 기능성 라인을 강화시키면서 30대 이상 여성 고객층의 비중이 65%까지 확대 됐다. 그 결과 지난 2002년 33억원에 불과했던 미샤의 매출은 10년만에 100배 이상 성장해 지난해 4523억원을 기록했다.
미샤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가를 내세워 10대, 20대 초반을 타깃층으로 했지만 이제는 주요 타깃층이 적어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이상으로 높아졌다"며 "고기능 영양라인 위주로 더 광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페이스샵도 2009년 상반기 17만5000여명이었던 40대 고객이 지난해 24만명, 올해 상반기에는 35만4000명까지 늘었다.
이들은 10대, 20대와 비교해 막강한 구매력을 자랑한다. 더페이스샵의 40대 이상 고객 비중은 전체의 34.2%지만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44.5%였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저가 화장품에서도 품질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 만큼 중장년 여성들이 저가 화장품을 쓰는 것을 별로 망설이지 않는다"며 "게다가 이들은 10대 20대에 비해 구매력이 월등히 높고 젊음에 대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안티에이징에 적극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중장년 여성들이 경제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이들이 더욱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