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수사당국의 대대적인 공세 속에 이석채
KT(030200)회장(
사진)이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KT의 미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줄곧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이 회장은 정면돌파 전략으로 위기를 넘겨왔지만 결국 두차례 검찰 압수수색이 강행되자 자진사퇴를 결정했다.
참여연대 고발에 따라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상 정치권이 KT에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위해 MB정권 인물인 이석채를 '찍어내기' 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만큼 향후 KT를 둘러싸고 정치적인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권의 전리품..노른자위 중 노른자 'KT'
총자산 24조원에 3만명이 넘는 임직원에 달하는 KT는 자본금 1조5600억원의 초대형 기업으로 민영화 이후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없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주인이 없는 회사다.
KT 관계사까지 30여개의 사장자리를 낼 수 있고 연봉 1억원의 자리도 100여개에 달한다.
정권이 교체될때마다 노른자위 중 노른자위인 KT 자리를 놓고 정치적인 혈투가 벌어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이 때문에 소신있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경영자가 정권교체기를 넘어 장수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5년전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남중수 사장에 대한 수사를 두고 찍어내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던 것처럼 이석채 회장에 대한 수사도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트 이석채는 누구?..하마평 무성
KT의 후임 CEO로 점쳐지는 인물은 상당수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에 대한 하마평이 자주 오르고 있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연합회 회장과 방석호 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윤창번 청와대 비서실 미래전략 수석 등도 거론되고 있다. KT 내부 인사로는 이상훈 전 사장과 최두환 전 사장 등이 언급된다.
KT의 새로운 CEO가 결정될 때까지 약 한달가량은 정치권 외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먼저 CEO 추천위원회로 구성된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1명이 친 이석채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서 反이석채 진영으로부터 상당한 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CEO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에 후임자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과거 남중수 전 사장의 사임 이후 두달가량 시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일정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 회장 재임중 외부에서 영입된 30여명의 임원들의 거취도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로 향후 상당한 인사 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정치적인 이권에 따라 흔들리는 경우가 과거부터 너무 많아 내부 직원들은 차라리 어느 기업이 인수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정도"라며 "이 회장 퇴임을 계기로 KT가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공공성에 기반한 국민의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