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장경욱 전 기무사령관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청와대에 직보했다 취임 6개월 만에 전격 경질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군의 친정 체제를 강화하려는 박근혜 대통령이 장 전 사령관을 찍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 전 사령관의 후임에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고등학교·육군사관학교 동기인 이재수 중장이 보임되는 등 군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재수 신임 사령관을 비롯한 박지만 회장과 동기인 육사 37기에서 현재까지 8명의 중장을 배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통상 한 기수에서 3~5명 정도만이 별 셋을 달아왔다.
특히 지난해 10월 진급한 신원식 작전본부장과 양종수 군단장을 제외하더라도 이 신임 사령관 등 6명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중장으로 진급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4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이은 '기무사령관 찍어내기'"라면서 "인사부터 정상으로 돌려놓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기무사가 국방부의 주장처럼 장성들의 사생활을 뒷조사하여 인사에 개입하려 했다면 이는 마땅히 개혁되어야 할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태는 김관진 장관의 '특정 군맥' 인사 특혜라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만약 장경수 전 사령관의 주장대로 국방부 장관이 군 인사에서 '특정 군맥'을 중심으로 불공정한 인사를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 이 문제 또한 매우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는 과거 '하나회'라는 군 내부의 특정 파벌이 벌인 전횡으로 인해 발생했던 폐해를 기억하고 있다"면서 "군의 인사는 그 무엇보다 공정성이 우선이다. 군이 특정 파벌과 인사를 중심으로 사유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현 정부에서 불거진 인사 파동에는 모두 공통점이 있다"면서 "청와대가 늘 그 배후에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청와대를 정점으로 한 수직적 국정운영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인사가 만사라 했다. 잘못하다가 인사가 망사가 될까 두렵다"며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인사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분명 크나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에서 기무사령관을 지냈던 허평환 전 사령관 역시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장관이 만약에 직보 자체를 가지고 이렇게 했다면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허 전 사령관은 "제가 보니까 사전에 장관께도 완곡하게 몇 차례 (인사 문제를) 얘기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장관이 독단적으로 경질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청와대와) 교감을 갖고 필요에 의해서 경질한 사안"이기에 군 내부의 항명 사태로 번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한편 국방부는 논란이 커지자 김민석 대변인(사진) 브리핑을 통해 "기무사 개혁은 장관의 소신이었다"면서 "장관의 생각은 '이 시대에 맞는 기무사의 모습을 갖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