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사건 수사과정에서 수사방해 논란을 빚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조 지검장은 11일 오후 2시40분쯤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윤석열 전 국정원 사건 특별수사팀장(현 여주지청장)과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부팀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한 결과가 나온 직후,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지검장은 “먼저 이번 일로 국민과 검찰가족 여러분들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서울중앙검사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동안 논란이 되었던 부당한 수사 외압이나 지시 등은 전혀 사실 무근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고 전했다.
조 지검장은 “수사의 순수성 및 절차적 정당성은 실체적 진실발견과 함께 정의를 실현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요체라는 저의 신념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다”며 “수사팀은 결코 흔들림 없이 남은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 여러분께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마무리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휘하고 함께 일하던 후배 검사들이 징계처분을 받는 상황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해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없기에 이 사건 지휘와 조직기강에 대한 모든 책임을 안고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지검장과 윤 전 팀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서울고검·지검 국감에서 정치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윤 전 팀장은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가 드러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와 집행,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조 지검장에게 보고했으나 조 지검장은 보고를 듣고 "야당 도와 줄 일 있나"며 수사방해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팀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변경 신청에 대해서도 조 지검장에게 4차례에 걸쳐 보고를 했고 재가받았다고 밝혔으나, 조 지검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에 대검 감찰본부는 보고누락, 수사방해 여부 등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으며, 조 지검장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기도 했다.
감찰본부는 이날 감찰결과를 내놓고 지시불이행 등 비위혐의가 인정돼 윤 전 팀장에 대해서는 정직, 박 부장에 대해서는 감봉의 징계청구를 법무부에 했고, 조 지검장과 이진한 2차장검사에 대해서는 부당지시 등 비위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혐의로 종결했다고 밝혔다.
◇수사방해 논란에 휩싸였던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11일 결국 사퇴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서울고검·지검 국감에서 고심하는 조 지검장. (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