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각계 연석회의 개최..대선 개입 공동전선 구축

박근혜 대통령 사과, 특검 즉각 실시 등 요구

입력 : 2013-11-12 오후 1:40:3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누리당 정권 국가기관 전반으로 대선 개입 의혹이 들불처럼 번지는 상황에서 야당들과 시민사회 등 야권 각층이 한자리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 및 시민사회·종교계 대표자 등이 12일 '국정원과 군 등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진상 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각계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각계 연석회의는 ▲경과보고 ▲대표자 인사말 ▲각계 발언 ▲국민에게 드리는 글 채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이라는 불법적 행위는 민주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민주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전개해나갈 공동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함세웅 신부는 "우리는 오늘 1919년 3.1 독립혁명과 1960년 4.19 민주혁명 정신을 기초로 한 우리 헌법의 수호를 위해, 그리고 그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고 선언했다.
 
함 신부는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데 이 정권이 하는 일을 보십시오. 이 정권은 진상 규명을 열심히 하던 검찰총장과 수사팀장을 수구언론과 결탁하여 사퇴하게 하고 징계하였다"고 개탄했다.
 
그는 "1년 전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 행위도 엄청난 범죄이지만 오히려 이 정권 하에서 벌어진 은폐조작, 수사방해와 외압이 더 큰 범죄"라면서 "미국의 대통령 닉슨도 상대 당을 도청한 사실보다 그 이후 진실규명을 방해하면서 저지를 권력남용과 사법방해 행위가 퇴임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다"고 경고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에서 자행된 국가기관들의 대선 개입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문제로 확장됐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특검과 국정원 개혁특위 수용을 촉구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대선 개입 문제를 그대로 놔둔다면 결국에는 모든 선거의 과정과 결과를 불신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정원개혁단일법안과 특검에 더 속도를 내서 이번 정기국회 내에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문제는 여야가 이견이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정부여당이 대화를 거부한다면 국민이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여권에 경고했다.
 
참석자들은 이어 특검 실행을 위한 TF팀 구성을 결의하고, 공통된 입장이 담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모두의 박수로써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여기서 각계 연석회의는 지난 대선을 관권선거로 규정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과 서울경찰청의 수사 축소·은폐 시도가 불법 대선 개입의 1단계, 정권 차원의 검찰총장·수사팀장 찍어내기 등 수사 외압이 불법 대선 개입의 2단계라는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특검 즉각 실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즉각 해임 ▲관권선거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법 전면개혁 및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막기 위한 개혁입법 단행 등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각계 연석회의는 향후 ▲각 지역으로 시국선언 운동 확산 ▲온라인 민주주의광장 개설, 1인 시국선언운동 ▲특검법도입을 위한 서명운동 ▲김기춘, 남재준, 황교안 퇴진을 위한 서명운동 등을 벌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각계 연석회의는 한편 이날 참석자 80여명 외에도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김중배 언론광장 대표, 손장섭 원로서양화가, 신인령 전 이대총장,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정지영 영화감독, 조국 서울대 교수, 표창원 전 경찰대교수 등 60여명도 뜻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관권선거 의혹으로 극한의 대치 정국에 놓인 가운데 야권이 하나로 뭉쳐 공동전선을 구축한 셈이라 향후 국면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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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