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원, 어떻게 믿고 보는 여배우가 됐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기대되는 배우"

입력 : 2013-11-12 오후 3:32:19
◇엄지원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SBS, JTBC)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털털하고 보이시하고 연애도 못해본 역할을 연기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배우로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싶다."
 
이는 배우 엄지원이 지난 5일 SBS 새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기자간담회에서 전한 말이다.
 
엄지원의 바람에 진심이 담겼다는 것은 그의 필모그래피를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영화 '박수건달'에서 두서도 없고 철도 없는 성격의 무당 명보살 역을 맡으면서 이색적인 연기를 펼치더니, JTBC '무자식 상팔자'에서 이지적이고 똑똑한 판사 안소영을 맡아 전 연인의 아이를 임신하고 판사직을 그만두는 기구한 삶의 여성을 연기했다.
 
이어 영화 '소원'에서는 성폭력을 당한 딸 아이의 30대 억척 엄마 미희를 통해 절절한 눈물을 쏟아냈다. 엄지원의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릴 수 있었을까.
 
영화촬영이 끝나자마자 합류한 드라마가 '세 번 결혼하는 여자'다. 비주얼부터 독특한 뽀글머리에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본 독설가 오현수가 엄지원이 맡은 역할이다.
 
친구, 부모, 동생, 조카는 물론 심지어 친구 어머니에게도 독설을 일삼는다. 뾰족한 성격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 짝사랑을 하는 광모(조한선 분)를 바라볼 때는 애틋함이 묻어난다. 가히 입체적인 캐릭터의 구현이다. 방송 초반 대부분의 기사가 엄지원으로 뒤덮이는 이유는 분명 그의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엄지원은 다양한 연기를 하기 위해 작품에 임하고 있다. 주위에서 만류를 했다는 '박수건달'에 출연한 이유도, 성폭력을 소재로 하고 있고 몇 번 엎어지기도 했던 '소원'에 출연한 이유도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소원'을 함께 작업했던 이준익 감독도 인지하고 있는 지점이다.
 
이준익 감독은 "엄지원이라는 배우는 어떤 한 부분에 고착되지 않고 어떤 옷을 입히던 그 옷을 소화해내는 배우다"라며 "여배우가 미모도 중요하지만, 미모로는 배우생활을 오래 못한다. 그런면에서 엄지원은 나이를 먹어갈 수록 기대가 되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방송가와 영화계 모두로부터 인정받는 엄지원은 오는 22일 열리는 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김민희, 문정희, 엄정화, 한효주 등 경쟁자들이 쟁쟁하다.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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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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