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중수 "경상흑자, 환율 저평가 때문 아니다"

입력 : 2013-11-14 오후 2:45:09
[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국내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저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기자 설명회에서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는 선진국에서 기인했다기보다 신흥경제권에 기인했다"며 “환율 저평가로 경상흑자를 냈다는 평가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등 특정 부문에서 주로 발생해 비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측면이 많다”며 “환율 하나만 가지고 일방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설비투자 부진과 관련해 10월 지표는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자본재 수입이 늘고 기업들도 4분기 되면 올해 계획한 투자 시행하는 측면이 있어 설비투자가 10월에는 다른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설비투자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다음은 김 총재의 일문일답이다.
 
- 설비투자가 고용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경제성장 전망도 수정해야하는 거 아닌가.
 
▲설비투자는 8월 전월대비 –0.1%, 9월 -4.1%였다. 10월은 숫자가 아직 안 나왔으나 적어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그 폭도 작지 않을 것이다. IT 부문을 통해 최근 자본재 수입이 늘고 있고 기업들도 4분기 되면 올해 계획한 투자 시행하는 측면이 있어 설비투자가 10월에는 다른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최근 금리를 인하했고 영란은행(BOE)은 내년이라도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나라바다 통화정책 방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동결 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이 과거보다 달라졌다. 우리나라도 몇 달 전 예상했던 것과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 주식, 채권의 흐름이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통화정책 결정에 당연히 대외 여건을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금리 동결은 다양한 형태 국제금융시장 변화를 주시하면서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의사 결정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금리를 움직이기보다는 현 수준 동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GDP갭 축소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나
 
▲GDP갭은 상당한 추세치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마이너스 수치를 가지고 있고 상당기간 간다고 했다가 지난달보다 ‘점차’라는 말을 뺐기 때문에 더 축소될 것을 나타냈다. 하반기쯤 가면 GDP갭이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성장궤도를 좀 더 봐야 한다.
 
-자넷 옐런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의 경제 개선이나 고용개선이 느리다고 언급해 미 양적완화 축소가 더 미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데이터 디펜던스(data dependent), 자료에 의존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분명한 기준이다. 미 양적완화 축소 시점은 실업률, 인플레이션 등에 기초해 결정될 것이다.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은 현임 버냉키 총재와 같이 일 해왔기 때문에 양적완화 축소 관련 미국의 정책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주택시장과 관련해 매매가격이 수도권에서는 상승 전환했고 지방에서는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다고 봤다.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견해는.
 
▲최근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매매가 일어나고 있고 자료를 보더라도 주택담보대출이 모기지론을 포함해 전월보다 2.1% 정도 올랐다. 중소형을 중심으로 한 매매 수요에 기인한다고 본다. 주택시장이 정부의 세법개정과 함께 침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조짐을 보인 것은 맞다. 그러나 얼마나 오랫동안 정착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미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가 인상되고 가계부채의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미국 경제가 다른나라 경제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미국도 의사 결정할 때 글로벌 경제에 영향 미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천천히 점진적으로 세심하게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 영향이 단기간에 크게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은 금리상승의 전이 속도와 폭에 따라 달렸다. 가계부채가 전면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간구해서 적절하게 충격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국내 경상수지가 올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하다, 아니다 살펴보는 것보다는 규모가 구조적인가, 경기 순환적으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인가를 봐야 한다. 구조적으로 오랫동안 흑자를 내는 수준에 간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것이지, 한국의 경상수지가 구조적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일각에서는 환율과 경상수지 간의 관계가 무너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경상수지 흑자를 많이 낸 것에 대해 환율 때문에 많이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어떤 경우에도 어떤 변수 하나가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흑자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일반적으로 국내 경상수지 흑자는 선진국을 통해 온 것이라기보다는 신흥경제권으로부터 온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에 대해서는 오히려 경상수지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환율 저평가로 흑자를 냈다는 평가는 적절치 않다. 가격 효과를 얘기한다면 가격 효과는 모든 산업에 다 적용이 돼야 하는데 반도체, 휴대전화 등 특정부문에 집중돼 비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측면이 많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안정이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우리나라 경우는 여러 지표를 볼 때 과거 어느 때보다 시장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시장과 큰 괴리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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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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