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마지막까지 초라했다. 올해 출석률 50%를 단 한 번도 넘기지 못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는 마지막까지 소규모로 단촐하게 진행됐다.
이번에도 소속 회장들이 경영상의 문제나 해외출장, 건강문제로 불참을 선언하며 21명 중 7명만 참석했다. 반쪽보다도 못했다.
그간 '반쪽짜리 전경련'이나 '개점 휴업 전경련' 등 존폐론까지 대두된 상황에서 올해 마지막 열린 정기 회장단 회의마저 힘이 빠진 모습이다.
◇출석률 '굴욕'..연 평균 8명 출석
전경련은 14일 오후 5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올해 마지막 정기 회장단 회의를 열였다.
이로써 올해 열린 다섯 차례의 회의 모두 참석자가 절반을 넘지 못했다. 올해 회장단 회의 참석자 수를 보면 ▲1월 10명 ▲3월 9명 ▲5월 9명 ▲9월 7명으로, 단 한 번도 절반 이상 참석한 적이 없다. 올해 평균 8명이 참석했다.
현재 전경련 회장단은 이날 참석자들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몽구
현대차(005380) 회장, 구본무
LG(003550) 회장, 최태원
SK(003600) 회장, 김승연
한화(000880) 회장, 조양호
한진(002320) 회장, 현재현
동양(001520) 회장, 이웅열
코오롱(002020) 회장, 류진
풍산(103140)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박용만
두산(000150) 회장, 강덕수
STX(011810) 회장, 정준양
포스코(005490) 회장 등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불참 이유도 다양하다. 최태원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법정구속의 사유로 참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강덕수 회장과 현재현 회장은 유동성 위기에 그룹이 초토화됐다. 정권교체에 따라 사퇴설에 시달리는 정준양 회장 역시 불참했다.
이건희 회장은 현재 해외출장 중이며,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어 참석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밖에 구본무 회장과 김준기 회장, 박삼구 회장은 오래 전부터 회장단 회의에 발길을 끊고 있다. 사실상 전경련과 발을 돌렸다는 게 재계 안팍의 중론.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기업 관련 규제가 늘고 경제민주화가 사회적으로 공감을 사면서 전경련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며 "무엇보다 회장들이 개인이나 회사 리스크로 인해 참석할 수 있는 여력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회장단, 경제 관련 법안 통과 촉구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경제 동향과 경제활성화 입법, 창조경제, 사회공헌 등이 논의됐다.
이날 회장단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수출 등 거시경제 지표의 회복 기미가 있지만,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제 내수 경기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2.0% 줄었으며, 설비투자도 4.1% 감소했다.
회장단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민생경제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개척과 성장엔진 발굴에 더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간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건설·철강·해운 등 일부 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데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회장단은 경기회복과 투자활성화를 위해 국회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희망했다.
또 얼어붙은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관련 법과 서비스산업 육성법 등이 우선적으로 처리되기를 요구했다.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걸려있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관광진흥법 등에 대해서도 빠른 통과를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회장단은 창조경제 실현과 신성장 동력 발굴,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사회공헌과 학생 대상 임직원 멘토링 및 학비 지원, PC 등 물품 지원 사업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