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음-지성(앞줄 왼쪽부터), 배수빈-이다희(뒷줄 왼쪽부터) (사진제공=K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KBS2 드라마 '비밀'이 지난 14일 방송을 끝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마지막 방송분에서 그간 악행을 저질렀던 안도훈(배수빈 분)이 모든 죄를 인정하고 복역했고, 조민혁(지성 분)과 이혼한 신세연(이다희 분)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 담긴 엽서를 도훈에게 보내며 그와의 행복한 앞날을 예고했다.
민혁과 강유정(황정음 분)은 재회해 뜨거운 키스를 나눴고, K그룹을 떠난 민혁은 본래의 모습으로 유정의 빵집으로 찾아가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했다.
특별한 반전은 없었지만 따뜻한 줄거리로 마지막 방송을 채웠다. 첫 방송부터 마지막 방송까지 연일 화제를 모았던 '비밀'의 흥행 이유를 짚어봤다.
◇김은숙을 이긴 신인작가 유보라
방송 전 '비밀'이 이렇게 흥행할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제작진의 목표도 2위였다. 상대는 '파리의 연인'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이었고, 전작 '칼과 꽃'의 4%라는 초라한 시청률을 이어받은 상태였다. 제작발표회에서는 통속적이고 뻔한 멜로라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연 '비밀'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 행진을 이어나갔고, 마지막 방송 역시 18.9%(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로 1위를 기록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이러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가장 큰 이유로는 신인작가인 유보라 작가의 역량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단막극 출신으로 장편 드라마에 입봉한 유 작가는 속도감 있는 전개에 스릴러 영화처럼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 진심이 담긴 강렬한 대사 등으로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또 민혁-유정-도훈-세연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높은 개연성으로 풀어냈으며, 시간과 상황에 따른 감정 변화를 감각적으로 전달했다. "세상에 죄를 짖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다만 어떻게 갚으며 살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드라마의 깊은 주제의식을 보여줬다.
'학교2013', '직장의 신', '굿닥터' 등 신인작가들이 활약한 작품이 모두 흥행을 거둔 KBS 드라마는 '비밀'로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지성-황정음-배수빈-이다희의 발견
이번 작품은 배우들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될 듯하다. 출연 배우 대부분이 호평 속에서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 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먼저 조민혁을 맡은 지성은 강유정에 대한 분노에서 연민, 애정, 죄책감 등으로 변화되는 감정을 훌륭히 표현했다. 발성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이미 인정받고 있는 지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감정 조절까지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수혜자로는 황정음이 꼽힌다. 그동안 연기자로서 크게 인정을 받지는 못했던 황정음은 '비밀'에서 비련의 여주인공 강유정을 맡아 진심이 담긴 감정연기를 통해 한층 더 성장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배수빈은 악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안도훈을 통해 입체적인 악역이 어떤 것인지 보여줬고, 이다희는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의 신세연을 무난히 소화했다. 신인급 배우라고는 볼 수 없는 내공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양희경, 이덕화, 조미령 등 중견배우들 역시 엄청난 열연을 선보이며 작품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한편 '비밀' 후속으로는 아이유, 장근석 주연의 '예쁜남자'가 20일부터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