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세중기자] 국내 연구진이 전통 한의약 처방에 BT(바이오기술) 발효기술을 접목시켜 골다공증 치료용 천연물 신약물질을 개발했다. 골다공증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보다 우세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질병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마진열 책임연구원(박사)팀은 20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통 한의약 처방(황련해독탕)에 BT를 접목시켜 골다공증 치료용 천연물 신약 후보 물질 ‘fHR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fHRT가 골밀도와 골량 감소를 각각 52%, 31%씩 개선시키는 효능을 밝히고, 이를 국제 특허 출원했다.
기존 골다공증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들은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로 여성호르몬, 칼시토닌, 칼슘 등이다. 한의학연에 따르면 이들 약물은 골량이 감소하는 속도를 억제시키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 턱뼈가 괴사되는 등 부작용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 비싼 가격 대비 효과성에 대해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마진열 책임연구원은 “황련해독탕은 골다골증에 사용되는 한약재료는 아니다. 연구원에서 다양한 한방물질을 대상으로 생물전환연구를 실시하는데 여러 한방제제에 47종의 유산균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발효황련해독탕에서 골다공증 효과가 발효하지 않은 황련해독탕보다 4-5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난소를 적출해 폐경기를 유도한 쥐(Rat)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실시한 결과, fHRT를 경구투여(입을 통해서 약제를 투여하는 것)한 군이 무처치 정상군에 비해 골밀도 감소가 약 52%, 골량 감소가 약 31%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골밀도 검사 그래프(왼쪽), 골량검사 그래프(오른쪽). (자료제공=미래창조과학부)
또, 파골세포의 활성화와 관련 있는 세포 실험과 기전연구에서 fHRT가 파골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파골세포의 형성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fHRT의 안전성 확인을 위해 GLP 인증기관인 한국건설생활 환경시험연구원에 ▲급성경구독성시험 ▲생물복귀돌연변이시험 ▲염색체 이상 시험 ▲소핵 시험(유전독성을 규명하기 위한 시험법 중 하나)을 의뢰했으며, 모두 기준을 통과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후속연구를 통해 fHRT를 복용이 불편한 한약의 단점이 해결된 새로운 한약제제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시설에서의 생산을 통해 임상연구를 위한 기준·시험법, 안전성 자료 등을 확보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현재 제약화 전 단계로 앞으로 2-3년 후에는 임상연구를 통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골다공증 치료 천연물 신약 후보물질은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해온 기존 한약처방에 발효과학을 접목시켜 개발한 새로운 개념의 한약제제”라며 “수백 년 동안 내려온 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에 근거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만큼 임상시험을 거쳐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기존 약보다 부작용이 적고 투여방법도 간편할 뿐 아니라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한의학연은 한의학과 현대 과학을 융합한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fHRT를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골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 및 건강기능식품’으로 국내특허출원(출원번호 10-2012-005635)과 국제특허출원(출원번호 PCT/KR2012/004290)을 마쳤다.
연구 결과는 SCI(E) 대체의학 관련 저널 ‘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IF 2.082)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