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의 QM3가 20일 사전계약에 돌입했다.(사진=르노삼성)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QM3가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보이면서 벼랑 끝에 몰린 르노삼성의 기대감이 증폭됐다.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구세주로 마운드를 지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마저 제기되는 실정.
르노삼성자동차는 20일 오전 8시30분부터 전국 200여개 지점에서 일제히 ‘QM3 한정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이날 르노삼성은 영업시스템 가동 7분만에 1000대의 QM3 한정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경기 침체에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대박’이다.
르노삼성으로서는 이 같은 희소식이 각별하기만 하다. 지난 2002년 준중형 SM3 출시 당시 3일간 3000여대의 사전계약을 달성, SM5의 성공신화를 이어간 추억이 떠올랐을 법 하다. 이후 신차출시 지연 등으로 시장 지위가 추락하면서 맛봤던 패배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오전 11시 현재 2800대 사전계약이 이뤄졌고, 오후 5시30분 영업시스템이 클로우즈 되기 때문에 계약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영업본부에서는 짧은 시간 많은 고객이 몰려 QM3에 대한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고 기뻐했다.
르노삼성은 내달 미리 확보한 1000대의 한정 물량을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전달한다. 나머지 물량은 최소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르노삼성은 사전계약 고객의 이탈 방지를 위해 메일링 서비스, 차량정보 안내, 전화상담 등 다양한 판촉·마케팅 전략도 병행키로 했다.
QM3는 스페인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여 오는 이른바 수입차 모델임에도 출시가격은 현지보다 낮은 2250∼2450만원으로 책정됐다. QM3는 현재 유럽에서 ‘캡처(Captur)’라는 차명으로 최고사양 2만1100유로(약 3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대 800만원가량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3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검증을 받았고, 국내의 소형 디젤 차량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줬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흥행요건을 두루 갖춘데다 실제 시장의 관심도 뜨거워 르노삼성이 예전 명성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현재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마력과 토크 등 차량 성능이 국산 SUV와 비교해 현격히 떨어지는 데다 판매가격 역시 매력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어 한계점도 드러냈다는 평가다.
현대차(005380) 투싼 2.0 디젤의 경우 판매가격이 2380만원부터 시작되면서도 184마력, 41토크의 성능을 자랑한다. 이에 비해 QM3 1.5 디젤(옵션포함)은 최하 2250만원의 가격인 데다 마력과 토크는 각각 90마력, 22.4로 SUV의 특징을 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단순비교만으로 2배 차이가 난다.
업계 전문가는 “QM3 차체 무게가 1300k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언덕과 고속 주행 시 한계를 드러낼 수 있어 아쉽고, 유럽 현지에서 캡처는 1만4850유로에서 2만1390유로에 판매되고 있어 국내 소비자가 엄청난 가격 혜택을 받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