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촛불시위에 RO조직원 동원"..제보자 법정진술

"일반 상식으로 RO 예단 말라..상부 결정하면 행동"
"조직 지침 따라 수원시 학교급식센터장 맡아"

입력 : 2013-11-21 오후 2:16:43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지난 광우병 촛불시위에 이른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조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제보자의 법정 진술이 나왔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도 특정인을 당선시키거나 낙선시킬 목적으로 조직원이 가담했다는 증언도 함께 나왔다.
 
21일 수원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김정운) 심리로 진행된 내란음모 혐의를 받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7명에 대한 공판에 제보자 이모씨는 "조직의 지침과 사업계획에 따라 광우병 시위 등에 조직원이 동원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여중생 투쟁(2002년 미선이·효순이 촛불시위)과 광우병 촛불집회(2008년), 쌍용차 비정규직 집회(2009년) 등 노동계 투쟁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진보연대를 강화시켜 나가는 조직의 사업으로 (집회에) '총집중하라'는 결정이 있었다"며 "제가 아는 많은 조직원도 함께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RO조직원은 2007년 민주노동당 대선후보 선출과정과 2008년 총선 때 국회의원 경선에 참가해 후보 선출과정에도 개입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까지 지낸 수원시 친환경학교급식센터센터장으로 근무한 것도 조직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민노당이 급식지원센터를 만들기로 했고, 상부성원이 연락을 해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센터장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조직의 결정을 꼭 따라야 했는가'라는 검찰의 지적에 대해 "일반 상식으로 우리 조직(RO)을 대하려고 하지 말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는 "일반의 상식으로 조직을 예단하거나 판단하면 안된다. 일반 상식으로 이해하지 못할 일이 너무 많고, 보통사람의 생각으로는 납득이 안되는 게 대단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9년 조직 상부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중앙당 점거농성을 시행하라는 지시를 받고 조직으로부터 시험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주동자로) 택(지명)을 받기로 한 날 취소됐다는 얘기 들고, 조직이 '나를 시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조직 결정은 옳다고 생각했는데 그날 이후 20년을 희생했다는 것이 괴로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당시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이어서, 시위의 주동자로 나설 경우 무조건 구속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조직이 농성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씨는 세포모임에서 사상학습을 통해 '민혁당이 남았으면 세상이 뒤집어졌을 것'이라는  말 등을 듣고 이 의원의 위치가 RO의 총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제보자 신원보호를 위해 취재진에만 법정을 공개했다. 또 증인 이씨와 피고인들의 관계를 고려해 양측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어지는 이 의원의 오후 공판에도 제보자 이씨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이 계속된다.
 
◇수원지법(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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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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