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필요시 국채 매입 할 수 있다"

"유동성함정 걱정 단계 아니다..추가 금리조정 가능"
"한은법 보완에 나설 필요 있다"

입력 : 2009-02-12 오후 2:57:00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필요시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쓸 수 있다"며 양적완화 정책에 관한 한은의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뒤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국채 직매입 요청시 이에 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한은도 공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기에 금융부문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중앙은행이 그런 부분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한은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처럼 기업어음(CP) 등을 직매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다만 "CP와 회사채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취해온 공개시장 조작과 기준금리 인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 당장 매입 의사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금리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유동성함정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추가적인 금리조정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를 강력 시사했다.
 
또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지만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사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성장률 수치를 그때그때 바꾸는 것은 정책당국 입장에서 유익하지 못하다"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했던 -2%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회복 시점에 대해서도 "어떤 현상을 회복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회복시점이 달라지고, 또 금융과 실물이 연결되고 글로벌화 돼 있어 회복시점을 확실히 답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몰리면서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해지는 것과 관련해 이 총재는 "단기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실물경제도 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이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신용위험 경계감을 완화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단기자금 부동화 현상이) 장기화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최근 이슈로 부각돼 이달안에 국회에 상정될 한은법 개정에 대해서는 "현재 한은법은 1997년 개정돼서 운영되고 있어 보완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으로 제기된 문제마다 한은의 입장을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고 진행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나올것이고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을 때 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단 한은 총재가 국채 매입을 시사했다는 것은 국채 금리 하락요인이라기 보다는 금리 상승을 방어하는 안전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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